“투명인간 됐다” “꽃뱀 취급” 성희롱 피해, 그 이후

직장갑질119, 성희롱 피해 205건 분석
주요 사례 및 분석 결과 발표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직장갑질119에 쏟아진 직장 내 성희롱 제보 메일은 모두 205건. 직장갑질119는 19일 지금까지 접수된 주요 성희롱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직장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했고, 증인인 다른 상사는 모른 척했습니다. 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용기를 내 회사에 신고를 했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시선들이었습니다. 부장은 저에게 가해자가 했던 업무를 떠넘기고 큰소리로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같은 팀원들은 저를 따돌렸습니다. 노동청에도 결국 신고했는데, 저를 빼고 사무실 이사를 하더라고요. 완전히 회사에서 투명인간이 되었습니다. (2022년 5월)

직장 내 동료의 성추행을 신고하자 가해자에게 징계를 준 후 회의 시간에 상사가 다수의 직원들에게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만족하냐, 좋냐”라며 피해자를 꽃뱀 취급하고 윽박질렀습니다. (2021년 11월)

이사장이 업무 시간에 여직원이 앉아 일하고 있으면 옆에 다가가 여직원 팔에 자기 엉덩이가 닿도록 앉아서 음담패설을 수시로 합니다. “너는 옆라인이 이쁘다.” “여직원들은 치마를 입어야 이쁘게 보인다.” “여자는 가슴이 커야 한다.” “눈이 매력적이다” 등등 성적 농담은 기본이고 음담패설을 수시로 합니다. 이 외에도 불합리한 일이 너무 많지만 이사장이라 불이익을 당할까봐 신고를 하기가 너무 두렵습니다. (2021년 8월)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205건 가운데 성희롱을 신고한 피해자는 100명으로 48.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신고한 피해자 가운데 90명은 피해자 보호 등 조치의무 위반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는 답변도 83%에 달했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를 분석했더니 전체의 90.2%에 이르는 185건이 직장 상사(132건)나 사용자(53건) 등 직장에서 위력을 가진 상급자였다.

또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79.0%(162건)나 됐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병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19일부터 남녀고용평등법과 노동위원회법 개정으로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등 제삼자에 의한 성희롱 신고에 대한 조치 미이행, 성희롱 신고 후 불리한 처우 등이 발생하면 노동위원회에 신정신청이 가능해진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했는데 방치되거나 고용상 성차별을 당해도 참고 있던 피해자들에게 시정신청 절차가 생긴 것”이라며 “성희롱과 성차별을 참지 말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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