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첫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 김가람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측이 법무법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측은 하이브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김가람이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할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결과 통보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가람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피해자 측이 공식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법무법인이 2018년 발생한 사안의 일부 내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정리해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학교폭력 의혹이 양측의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피해자 유은서(가명)양을 대리한 법무법인 대륜은 19일 학교폭력 논란 및 하이브의 입장문에 대한 피해자 측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대륜은 피해자 및 보호자의 진술, 경인중학교장 명의 학폭위 통보서, 김가람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 등을 근거로 입장을 냈다고 밝혔다.

대리인은 최근 진위여부가 논란이 된 ‘학폭위 결과 통보서’ 사진과 관련해 “본 법무법인이 의뢰인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인중학교장 직인이 날인된 학폭위 결과 통보서와 내용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학폭위 사안 번호와 함께 가해 학생란에 ‘1학년 3반 김가람’이라고 적힌 사진이 올라왔었다. 해당 문서의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었는데 피해자 대리인 측이 실제 통보서라고 확인한 것이다.


대리인은 학폭위 사안과 관련해 “피해자가 2018년 4월말 5월초쯤 김가람과 친구들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고 집단가해를 견디지 못하고 1~2주 만에 전학을 갔다”며 “같은 해 6월 학폭위가 개최됐고 김가람은 특별교육이수 6시간 등 처분을 받았고 피해자는 심리상담 및 조언 등 보호조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4년이 흘러 르세라핌의 멤버로 김가람이 공개되자 친구들로부터 “어떻게 가해자가 연예인이 될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김가람의 학폭 의혹을 폭로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는 김가람이 무리 애들하고 몰려와 욕하고 비웃는 것이 일상이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하이브는 이에 대해 지난달 6일 “일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한 결과, 데뷔를 앞둔 아티스트를 음해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을 냈다.

당시 하이브는 “김가람이 오히려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것이 제삼자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며 “의혹을 제기한 주체에 어떤 합의나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하이브는 최근 학폭위 결과 통보서 사진이 공개된 후에도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는 입장을 유지했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은 “하이브가 입장문을 낸 후 유양이 김가람을 음해한다는 비난 및 협박이 더 거세졌다. 무차별적 2차 가해를 받은 유양이 울면서 ‘내가 죽어야 끝날 것 같다’며 등교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며 “결국 보호자가 하이브에 내용증명 발송 및 ‘유양이 김가람 폭로글을 게시했다’는 취지 댓글에 대한 형사고소를 위임했다”고 밝혔다.

대리인은 해당 댓글은 허위라면서 서울 구로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또 대리인이 보낸 내용증명도 하이브에 지난달 21일 발송됐다. 대리인은 해당 내용증명에 피해자가 당한 가해행위 내용을 상세히 서술했고 피해자의 탄원서, 김가람이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은 학폭위 통보서를 첨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어떤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고 하이브에 사실과 다른 입장문을 삭제하고 사실에 근거해 입장표명을 해줄 것, 피해자에 사과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대리인은 “하지만 하이브는 어떤 회신도 하지 않았고 김가람의 연예활동이 계속됐다”며 “피해자는 결국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고 학교에 자퇴의사를 밝혔다. 정신과 치료도 받는 중이고 피해자 어머니가 외부활동을 일절 중단하고 딸을 돌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은 “이번 입장문에는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해 학교폭력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언급이 생략돼 있다”면서도 “하이브가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학폭위 통보서 전문을 공개하고, 집단가해현장으로 피해자를 불러내기 위한 욕설 등이 담긴 메시지 전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리인은 이어 “어린 학생에게 집단가해의 경험은 심장 깊숙이 흉터로 남아 어떤 보상과 치료로도 되돌이킬 수 없음을 가해자 측은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 측은 피해자 측 대리인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 측은 법무법인 대륜의 주장에 대해 “2018년 실제 발생한 사안의 일부 내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정리해 발표했다”며 “이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당사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은 데뷔가 임박한 멤버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시작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이런 허위사실 유포행위가 악의적이라고 판단해 즉시 법적조치에 착수했고 현재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해당 멤버가 온라인 상에서 익명성에 숨은 악의적 공격이 됐는데도 당사는 적극 해명하지 않았었다”며 “이는 멤버가 중학교 1학년 때 발생했던 일에 다수의 또래 친구들이 관련돼 있고 이들이 현재도 여전히 미성년자들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 측은 이어 “2018년 벌어진 이 사안의 사실관계가 현재 일방의 입장을 통해서만 전달되고 있어 당사는 대륜의 주장에 대한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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