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백운규 곧 소환… 檢 칼날, 文청와대 향하나

서울동부지검, 백 전 장관 압수수색
“당시 장관 직접 확인 필요있다”
백운규 “지시받고 움직이지 않았다”

백운규 전 장관이 19일 한양대 퓨전테크놀로지센터 사무실 앞에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끝난 뒤 건물을 나서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자택과 연구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틀 만의 ‘액션’이다. 검찰은 “활발히 진행된 수사의 연장선상”이라며 “사건 당시 장관을 직접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검찰 수사가 탈원전 정책 추진상의 문제점을 비롯한 여러 갈래에서 문재인정부 청와대를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최형원)는 19일 백 전 장관이 교수로 있는 한양대 연구실과 자택에 수사인력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그의 장관 재직 시의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산업부 관계자들이 탈원전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하 기관장들에게 부당한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석유관리원, 대한석탄공사 등 산업부 산하기관 6곳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산업부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의 이행을 추진하면서 산하기관에 부당한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차례로 조사해 왔다. 앞서 대전지검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에서도 백 전 장관의 행위가 일부 복원됐었다. 검찰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2017년 8월 박원주 당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내정자에게 “에너지 공공기관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인사를 분류하고, 퇴출시킬 방안들을 검토하라”고 반복 지시했다.

백 전 장관은 이때 “한국수력원자원 이관섭 사장도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교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출신, 탈원전 반대인사, 비리 연루자는 빨리 교체해야 한다”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장 임기만료 인사에 대해 규정이 없다고 그대로 놔두는 것은 곤란하다”고도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3월부터 인사 압박을 받은 인사들의 진술을 청취했고, 이후 이인호 전 차관 등 핵심 피의자들을 조사했다. 백 전 장관 직접 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인사 압박 피해자로 지목된 한 인사는 “멀쩡한 사장들이 한 명씩 나란히 나갈 리 있느냐”고 했었다. 다만 이 전 사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누가 나한테 이야기한 것 없이 내가 판단했다”고 사직 과정을 설명했다. 백 전 장관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저희가 그렇게 (상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지는 않았다. 항상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양민철 박민지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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