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영아, 어서 돌아와”…전교생이 한마음 [아살세]

지난 16일 신나래 충북 충주상고 학생회장(사진 왼쪽)이 수막뇌염으로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박근영(1학년)양의 조부모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충북 충주상고의 학생들이 수막뇌염으로 사경을 헤매는 친구를 위해 한푼 두푼 따뜻한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충주상고 1학년 박근영 학생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습니다. 은행원을 꿈꿔오던 박양은 내성적이지만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하는데요.

박양은 지난 3월 14일 코로나에 확진돼 자가격리를 한 뒤 다시 등교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20일 감기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의식을 잃은 박양은 인근 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박양은 아직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문제가 된 건 어마어마한 치료비였습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박양 가족은 닷새에 300만원씩 드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박양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기초생활수급자인 70대 조부모와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충주상고 학생들이 친구를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박양을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모금에는 전교생 450여명이 빠짐없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최소 금액은 2000원, 매점에서 사먹는 음료수 한 잔 값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친구를 살리기 위해 음료수 한 잔 값도 못 내느냐며 너도나도 모금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두 기부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에 교사와 학부모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한 학부모는 박양의 소식을 듣고 100만원을 선뜻 내놓았습니다. 학교도 박양을 위해 특별장학금으로 100만원을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600만원은 지난 16일 박양의 조부모님께 전달됐습니다. 박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주상고의 모 재단인 충주미덕학원 소속 미덕중학교와 충주중산고등학교도 이날부터 모금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신나래 충주상고 학생회장은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구들이랑 마음을 모아서 모은 돈이 근영이 치료에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며 “근영이가 하루빨리 의식을 찾아서 같이 행복하게 학교 생활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영교 충주상고 교장은 “근영이가 쓰러진 원인과 관련해 의료기관은 코로나와 연관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영이를 도와줄 독지가는 학교 교무실(043-844-3322)로 연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한푼 두푼 모인 성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친구를 생각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전교생의 걱정과 응원을 받은 박근영 학생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친구들과 등굣길에 오르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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