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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자세히 보니 ‘쿨콜라’… 러시아의 짭퉁들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가 지난 16일 미국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를 대체할 상품들을 소개했다. 모스크바타임스 홈페이지

1.5ℓ들이 페트병에 담긴 검은색 음료와 빨간색 라벨, 시원스럽게 적힌 ‘Co’로 시작하는 로고가 낯익다. 하지만 음료를 자세히 보니 ‘코카콜라(Coca Cola)’가 아닌 ‘쿨콜라(Cool Cola)’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 세계 기업들과 작별한 러시아에서 교묘한 모방 상품들이 등장했다.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자국 기업 ‘오차코보’가 미국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를 대체할 쿨콜라, 팬시, 스트리트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언론을 인용해 “세계적 탄산음료 브랜드가 러시아를 떠난 뒤 코카콜라의 가격은 200% 이상 올랐다”며 “쿨콜라는 제로 콜라와 맛이 흡사하다. 여기서는 ‘보통 콜라’의 향이 난다. 가격도 두 배 이상 싸다”고 소개했다. 이 모방 상품들은 원래의 제품과 이름과 브랜드 색상, 상표 디자인이 흡사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기존 제품으로 혼동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모방의 대상이 된 건 코카콜라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한 통조림 업체는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널드의 자국 철수 3일 만에 원래 브랜드의 로고를 뒤집어 출시한 ‘엉클 바냐’를 선보였다. 맥도널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M’을 뒤집고 왼쪽에 선을 그어 ‘B’를 만들었다.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널드(오른쪽) 간판과 러시아 브랜드 엉클 바냐. 러시아 지식재산청, AP뉴시스


‘엉클 바냐’라는 이름은 러시아 태생의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에서 착안됐다. 러시아가 서방 기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애국심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쿨콜라’를 만든 오차코보는 러시아 전통 음료를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다.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브랜드·서비스도 러시아에 등장했다.

미국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를 모방한 러시아의 스타덕스. 러시아 스타덕스 인스타그램

러시아 내 ‘짭퉁’ 기업은 앞으로도 우후죽순 생길 전망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3월 7일 비우호국에 등록된 특허 소유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삭제했다. 러시아 기업들이 서방 기업들의 특허를 허가 없이 사용하더라도 손해배상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바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주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맥도널드는 문을 닫지만 ‘엉클 바냐’는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상표권 모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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