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대책 회의 내내 실내 흡연과 발언을 이어가 비말을 전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정치국 협의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 북한 최고위 간부들이 모두 모였다. 이들 중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김 위원장이 유일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장 입장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등장했다. 이후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회의 내내 연설을 했다. 마스크를 쓴 다른 참석자들과 상반된 모습이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끊임없이 실내 흡연을 했다. 김 위원장 손에는 늘 담배가 쥐어져 있었으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예 담뱃갑을 손에 쥐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을 연출한 것은 코로나19 진정세를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실내 흡연 행위는 비말을 전파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행위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 6월 “흡연 행위 자체가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워야 되기에 기본적으로 비말 전파를 차단하기 어려워 위험한 행위라고 본다. 가급적 흡연은 안 하는 게 좋다”며 “흡연을 해야 된다면 오픈된 야외 공간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정치국 회의에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대동강변에 있는 약국을 방문했을 때도 마스크를 잊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발표된 이번 회의에서는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정치국은 이날 “전국적인 전파 상황이 점차 억제돼 완쾌자 수가 날로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전반적 지역들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역시 “국가 비상 방역 사업이 긍정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전반적인 전파상황이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되는 데 맞게 당과 국가의 방역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종·실시하기 위한 문제를 토의했다”며 전국적인 봉쇄·격폐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북한의 통계산출 방식이 불분명해 실제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수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들어 일각에서는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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