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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판문점·싱가포르 선언 빠졌다…‘1000자 +’

윤석열·조 바이든 한미정상 공동성명
지난해 문 전 대통령과 성명 7700자→올해 8700자로
선언문 끝에 윤 대통령 워싱턴 방문 초청 언급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서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선언’이 사라졌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북정책 목표는 지난해와 똑같이 담겼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두 선언은 빠진 것이다. 이번 성명에서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언급이 9번이나 등장하는 등 미국의 중국 견제 구상이 보다 명확히 강조됐다는 평가다.

선언문 말미에는 윤 대통령을 워싱턴에 초청하겠다는 표현이 포함돼 이른 시일 내 답방이 가시화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5월21일(현지시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가진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에는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딱 1년 후인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성명에는 과거 합의는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이뤄낸 합의를 굳이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난해 성명에 실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뤄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문장과 비슷하게 이번 성명에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북핵 억제를 위한 전략은 보다 구체화됐다. 지난해 성명에서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두 정상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이 내용은 “(두 정상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했다” “가장 빠른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등으로 진전됐다.

지난해 성명에선 전혀 언급되지 않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 명시됐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언급해 훨씬 강경하고 명확해졌다.

올해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도 뚜렷하게 늘어났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경제 구상으로 알려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 가운데 공동성명에도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이 9번이나 담긴 것이다.

지난해 문 전 대통령과의 성명에는 인도·태평양 언급이 5번에 그쳤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며 심화되는 ‘공급망’에 대한 우려도 선언문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두 차례 언급된 ‘공급망’ 단어는 이번 성명에 11차례 등장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해 약 7700자였고, 올해는 8700자로 분량이 다소 길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한편 이번 공동성명의 마지막 문장에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초청했다”고 명문화하면서 윤 대통령의 답방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윤 대통령이 통상 9월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만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정식 초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의 방미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다음 달 답방 형식으로 재계 총수 등 기업인들과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으나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6월에 방미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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