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성한다”더니… 카카오모빌리티, 대리업체 ‘불법대출’ 여전

지난 12일 서울 중구 동반성장위원회 앞에서 ‘대리운전기사 권익과 시민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적 대책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부업 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영세 대리운전 업체를 상대로 ‘전화번호 담보대출’(대출을 갚지 못하면 전화번호를 인수하는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법 대부업 지적을 받자 “깊이 반성한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었다.

2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콜마너 얼라이언스(콜마너를 사용하는 영세 대리운전 업체의 연합체)는 현재 영세 대리운전 업체 30여곳과 ‘전화번호 담보대출’ 계약을 유지 중이다. 콜마너는 카카오모빌리티에서 2019년 인수한 대리 중개 프로그램 업체다.

대리운전 호출전화를 받고 배차를 진행하는 영세 업체에 전화번호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업체가 원금·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전화번호를 가져올 수 있다. 대리운전 시장에서 전화번호는 업체 경쟁력과 같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약탈적 조건’이라고 평한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빌려준 돈은 23억여원 수준으로 적게는 2000만원, 많게는 3억원에 이른다는 알려져 있다. 계약 기간은 짧게는 올해 10월, 길게는 2025년 9월까지로 전해진다. 경기도의 한 대리운전 업체는 내년 12월까지 1억5000만원을 갚아야 하는 계약을 맺었다. 천안의 한 대리업체도 2000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콜마너 얼라이언스 점유율은 38% 수준이다. 대리운전 시장은 전화 80%, 애플리케이션 20% 구조다. 카카오모빌리티-콜마너 얼라이언스는 앱 점유율 98.5%, 전화 점유율 35%를 차지한다.

돈을 빌려주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대부업 또는 대부중개업을 하려는 자는 해당 영업소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금융위원회에 정식으로 등록’하도록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미 불법 대부업 논란이 불거졌었다. 당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전화번호 담보대출은)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인데 반성하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국정감사 이후 6개월 넘도록 당국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중기부 소관 사안이 아니라서 부처 차원의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대부업체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금융위는 “등록된 대부업자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이라 미등록 업체의 행위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영세업체를 지원하는 형태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신규 대출을 하지 않았고, 코로나19로 경영난 겪는 업체에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식으로 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전화번호를 사업권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영세업체들은 고금리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카카오가 대출마저 해주지 않느냐는 업계 요구에 따라 시행했었지만, 국감 이후 중단했다. 다만 일시상환을 요구하는 건 횡포로 비칠 수 있어 연착륙을 돕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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