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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꼴 나나”… 테더 달러 보유량 3% 불과, 폰지사기 의혹 증폭

테더, 지급준비금 현황 공개… 현금비중 2.94%
대규모 인출사태 발생시 속수무책
“루나·테라꼴 나나” 투자자 불안 증폭

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 루나·테라가 순식간에 몰락하며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눈이 테더로 쏠리고 있다. 테더는 테라와 달리 미국달러를 담보로 코인의 가치를 유지한다. 하지만 테더가 실제로는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급준비금을 달러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코인 세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테더가 무너지면 시장 전체가 붕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중에 풀려있는 테더 수량은 이날 기준 732억8000만개다. 테더는 발행된 코인 1개당 1달러를 지금준비금으로 예치해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더를 보유한 투자자는 언제든 1달러와 교환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업계에서는 테더가 실제로 막대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테더 주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들이 보유해야 할 지급준비금은 732억8000만달러(약 93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테더 지급준비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미스터리”라며 “테더가 1달러 가치를 담보할 자산 없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고 지적했다. 테더는 2014년 창립 이후 줄곧 “1테라에 대응해 1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자산 현황에 대해서는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왔다.

의혹이 커지자 테더는 회계법인 MHA 케이먼을 통해 지난 14일 재무상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테더는 지난해 3월 31일 기준 총 82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했다. 테더의 지급준비금 포함 부채가 823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자산을 보유했다는 주장이다.

재무보고서를 보면 테더의 주장은 일견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재무재표를 뜯어보면 테더는 자산의 2.94%만을 현금으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조차도 미국 달러, 중국 위안화 등 자산을 종합한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테더의 달러 보유량은 이보다도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자산은 기업어음(49.60%), 신탁자산(18.36%), 대출(12.55%), 회사채·귀금속(9.96%) 등으로 구성됐다.

이런 재무구성의 가장 큰 문제는 금융위기가 오거나 글로벌 경기가 급속하게 경색될 경우 테더가 자산 현금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나의 경우처럼 한순간에 신뢰가 무너져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할 경우 시중에 풀린 테더에 상응하는 금액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수 없다.

테더는 가치가 1달러로 고정돼있는 덕에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맡고 있다. 테더가 무너진다면 이는 곧 시장에서 쓰이는 신뢰도 높은 대표 통화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 근본적으로 붕괴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 금융당국은 일제히 경고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0일 “테라의 폭락은 통화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며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도 관련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들은 지급준비금을 마련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평가할 마땅한 기준이 없다”며 “대량인출 사태 발생할 경우 손실 가능성이 크고 이 여파는 다른 코인이나 금융권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도 이날부터 국내 거래소들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고지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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