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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IPEF 참여” 외쳤지만 속마음은 다른 한·미

美는 ‘공급망 안정+중국 배제’ 일석이조 노려
반도체 ‘실리’와 중국 견제구도 방지 챙겨야 하는 韓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로 곧 출범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적극 참여키로 합의했지만, IPEF 참여 이면에 담긴 양국의 노림수는 미묘하게 다르다.

미국은 IPEF 참여국 간 공급망 협력 확대를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고, 반도체 기술 수준에 비해 생산시설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국도 IPEF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주도권 강화를 노린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IPEF가 ‘반중(反中)연대’로 흐르지 않도록 출범 초기부터 논의에 적극 참여해 중재 역할을 하는 필요성이 크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진통 가능성도 있는 부분이다.


IPEF는 바이든 대통령 방일 기간인 23~24일 중 출범할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의 참여가 확실시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일부 국가도 참여할 수 있다. 한국이 조기 참여를 결정한 것은 반도체 주도권 강화와 함께 조기 참여 어드밴티지를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IPEF 최근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의 IPEF 참여 가능성에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대만이 IPEF에 참여하면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견제해왔다. 출범 초기에 IPEF 참여국을 되도록 늘리려는 미국 입장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대만 가입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세계 1위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있는 대만의 발이 묶인 건 한국에는 기회다. IPEF 참여를 통해 미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의 영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IPEF 출범 초기 단계부터 우리 업계의 관심 이슈를 중심으로 논의를 주도해 국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IPEF 출범 전부터 조기 참여로 가닥을 잡은 건 역설적으로 중국의 반발과 경제 보복을 막기 위한 포석도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PEF 참여 대상국의 다양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의제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데 한국이 적극 참여해서 미국 중심의 ‘대중 견제’ 구도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IPEF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며 개방성, 투명성, 포괄성 등을 강조한 것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구상은 미국의 속내와는 온도차가 있다. 그동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음에도 자국 내 생산시설 부족 등으로 공급망 불안을 겪어온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는 한국 등 우방국과의 공급망을 구축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 IPEF 참여국 간 공급망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반발을 우려한 한국과 미국 간 견해차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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