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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바이든 숨가쁜 2박3일간 매일 만나며 ‘스킨십’…“서로에 감동”

소인수 회담 예정시간 30분 훌쩍 넘겨 72분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 폭포수처럼 쏟아내”
김건희 여사, ‘마크 로스코’전 도록 선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숨 가쁜 2박3일간의 일정을 함께하며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두 정상은 매일 만남을 가지면서 ‘스킨십’을 확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인수 회담(핵심 참모 등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회담)에서 양 정상이 굉장히 얘기를 많이 했다”며 “처음 만나서 서로 공감하고, 서로의 얘기에 굉장히 감동을 많이 하면서 신뢰를 쌓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21일 한·미 정상회담의 시작이었던 소인수 회담은 당초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 72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3대 3으로 진행된 소인수 회담에서 현안보다는 서로의 인생과 철학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나누는 데 집중했다. 이어진 단독 환담도 예정된 10분을 넘겨 25분간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어떻게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됐는지 얘기했고, 윤 대통령도 검찰에 27년 있다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정치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는 얘기를 나눴다”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낸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정상은 회담 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도 돈독해진 관계를 과시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구절을 인용해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생각해 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었다”고 말했다. 예이츠는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 많은 얘기를 해서 너무 많은 정보를 준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게 됐다”며 “예이츠의 시를 인용해 이야기해줘서 굉장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이 열리기 직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에서 윤 대통령에게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다. 윤 대통령과 저는 메리드 업(married up)한 남자들”이라고 말했다. ‘메리드 업’은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뜻의 유머러스한 표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얘기를 꺼내며 거듭 “뷰티풀(beautiful)”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약 10분간 전화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불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함께 신라관에서 금관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CNN방송 기자의 질문에 “헬로”(Hello)라고 대답하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끝”(period)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비국화당초 서안’을 선물했다. 서안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책을 보거나 손님을 맞아 이야기를 나눌 때 사용한 일종의 좌식 책상이다. 김 여사는 이번에 방한하지 못한 질 바이든 여사를 위해 한국 전통 문양이 새겨진 경대와 자신이 2015년 기획했던 마크 로스코 전시 도록을 선물했다.

윤 대통령이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청와대가 아닌 공간에서 처음 치러진 이번 정상회담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21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윤석열정부의 ‘남성 편중’ 인사를 꼬집는 돌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상헌 강보현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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