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기모노 입고 ‘차’ 대접한 日영부인…“일본의 미 전하려”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가 일본식 옷차림으로 함께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차를 직접 대접하고 있다. 일본 총리 관저 트위터 캡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밀착 접대한 가운데,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가 일본식 기모노 차림으로 만찬에 함께해 이목을 모았다.

2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도쿄(東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점심 오찬인 이른바 ‘워킹 런치’ 등을 포함해 총 2시간10분 정도 회담했다.

오전 정상회담에서 처음 30분 정도는 미·일 대표 각각 3명씩 회담을 했다. 이후 소수 인원의 미·일 정상회담이 약 50분간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수 인원의 회담을 시작하며 기시다 총리에게 “후미오, 나와 나의 팀을 환영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웃는 얼굴로 눈을 맞추며 악수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 일본에 다시 온 것을 환영한다(Joe, Welcome back to Japan)”고 영어로 환영 인사를 했다. 양 정상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미·일동맹의 강화와 친밀감을 과시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이 통역만을 대동한 ‘일대일’ 회담 기회는 없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해 회담했을 때에는 20분간 일대일 회담을 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와 일본 다도 즐기는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3일 거의 하루 종일 바이든 대통령과 일정을 함께했다. 회담 후 북한의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과 면담 일정에도 동행했다. 이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발표 행사에도 함께 자리했다.

저녁에는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고급식당 핫포엔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은 오후 7시 무렵부터 8시30분까지 총 90분가량 진행됐다. 핫포엔은 4만㎡의 부지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식 정원과 결혼식장, 다실 등을 갖추고 있다.

만찬 식탁에는 태평양산 랍스터, 나가노산 연어, 도쿠시마 채소 등 일본 각지에서 온 음식이 놓였다. 동일본대지진 재해지인 미야기(宮城)현 나토리(名取)시의 스페셜 과일 젤라토도 메뉴에 포함됐다.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바이든 대통령 입맛을 반영한 메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케이는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심화하려고 오모테나시(대접)에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日 총리 부부와 만찬 기념사진 찍는 바이든.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핫포엔은 과거 일본으로 망명했던 ‘중국 신해혁명(1911년)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원(1866∼1925)과 인연이 있는 곳이다. 망명 시절 쑨원이 머문 적이 있는 곳으로 예상치 못한 사태를 대비해 도망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터널이 남아 있다. ‘쑨원의 도망 구멍’으로 불린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핫포엔을 만찬 장소로 선택한 배경을 두고 “(쑨원은) 대만이 ‘국명’으로 한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다. 양안 쌍방을 의식한 장소를 골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는 옥색 기모노를 입고 직접 일본 전통 다도 방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녹차를 대접했다. 이 자리에서 쓰인 다도 용품은 유코 여사의 자택이 있는 히로시마에서 직접 공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관저 관계자는 “일본의 미를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받은 유코 여사가 일본 옷을 입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차를 대접했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