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버리고 새출발? 팹리스 M&A?… 삼성 AP 미래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모바일 칩셋 분야에 다시 역량을 모은다. 엑시노스를 대체할 새로운 칩셋 개발부터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인수·합병(M&A)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모바일 칩셋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아픈 손가락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강력한 세계 1위다. 파운드리 사업도 1위인 TSMC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먼저 도입하는 등 추격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이미지센서 사업의 경우 1위 소니에 뒤처져 있지만 점유율 격차를 계속 줄이고 있다.

반면 AP는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AP 점유율은 퀄컴, 미디어텍, 애플에 밀려 4위권에 그친다. 1~3위와 격차가 많게는 20% 포인트 이상이다.


한때 삼성전자는 고성능 AP 개발을 위해 ‘몽구스’로 명명된 자체 코어 개발에 뛰어들기도 했다.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2019년 개발팀을 해체했다. 그 뒤로는 ARM의 코어를 가져다 쓰되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쪽으로 엑시노스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올해 AMD와 협업으로 선보인 ‘엑시노스2200’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성장동력에 한계가 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발표한 5년간 450조원 투자계획에서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1위 도약’을 선언했다. 여기서 핵심은 AP와 이미지센서다.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로 기술 격차를 줄이고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삼성전자는 직접 개발을 하면서 필요하면 외부에서 역량을 확보하는 식으로 AP 제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MX사업본부장 노태문 사장은 올해 3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전용 AP 개발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었다. 엑시노스를 대체할 새로운 AP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2025년 새로운 갤럭시 전용 칩셋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브랜드 대신 새로운 AP를 내놓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엑시노스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미지 변신을 위해 브랜드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는 스마트폰 AP 외에도 차량용 반도체에도 쓰이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고 25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M&A 추진 속도가 빨라진다는 예측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난,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반도체는 ‘안보’ 문제로 커졌다. 반도체 기업 M&A도 각국 정부의 높은 규제 장벽에 맞혀 좌절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까지 강화하려고 M&A에 나서면 모두가 경계할 수밖에 없다. 대형 회사보다는 기술력을 갖춘 유망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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