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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자율규제’ 실험 성공할까… 온플법 운명도 좌우할듯

이르면 상반기 출범할 민간 협의기구에서 자율규제 윤곽 드러날듯


윤석열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상반기 출범할 민간 협의기구에서 자율규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 정부에서 추진됐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의 운명도 자율규제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플랫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연내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민간 협의기구가 출범할 계획이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담긴 내용이기도 하다. 협의기구는 갑을분과·소비자분과·데이터AI 분과·ESG 분과 등으로 구성되며, 분쟁조정을 비롯해 민간 주도의 자율규약·모범계약서 등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논의하되, 제약이 있으면 정부가 보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기획재정부가 총괄하는 범부처 정책협의체도 별도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의기구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어떤 형태의 규제가 필요할지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해당 안을 구상한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어떤 형태의 규제가 필요한지 아닌지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갑을관계 문제 중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협의기구는 그런 논의를 해나가는 장으로, 규제를 법제화하기 전 일종의 ‘중간 단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협의기구에서 조율이 되는 부분은 자체 질서 내에서 해결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향후 규제 방안 법제화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협의기구는 키소(KISO·인터넷자율정책협의기구) 등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연 협의기구에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자율규제는 말 그대로 정답이 없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업계도 참고할만한 해외 선례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율규제 도입이 상당히 실험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입점업체 등 소상공인들은 자율규제 자체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는 “자율규제는 이해관계자 간 힘의 균형이 수평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하다”며 “자율규제라는 ‘이상’에 기댈 게 아니라, 법과 제도를 통해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힘의 균형을 맞춰주는 게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율규제는 시장의 약자를 위한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 정부에서 추진됐던 온플법의 존폐도 결국 자율규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권 교수는 “자율규제가 워킹을 잘하면 굳이 온플법이 필요하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반대로 협의기구가 잘 작동이 안되거나, 법적 규제를 도입해야 할 이유가 생기면 다시 (온플법의)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정무위원회 관계자도 “자율규제를 하더라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별도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국회 계류 중인 (온플법) 정부안을 폐기할 것인지, 수정을 더 거칠지 기조는 정하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논의는 하반기 원구성 이후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자율규제와 온플법 제정이 상반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입법과 관련된 논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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