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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살세툰] 5년 모은 여행비 기부한 ‘천사’ 삼형제


요즘 한낮 기온이 뜨겁습니다. 곧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여름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다는 신호겠죠. 코로나19 이후 크게 오른 항공료가 괜스레 마음 급하게 합니다. 여러분의 휴가 계획은 무엇인가요? 오늘의 아살세툰은 여행을 위해 모은 돈을 기부한 삼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이름은 몰라도 되고 그냥 가방 놓고 갈게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월 말, 3명의 남자아이가 양산시청 사회복지과에 찾아왔습니다. 이들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 다니는 삼형제라고만 밝히며 지난 5년간 모은 돈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가져온 묵직한 가방에는 10원짜리 동전과 구깃구깃한 지폐가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때 묻은 동전은 그들이 오랜 시간 이 돈을 소중히 모아왔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성금 373만 90원이 모였습니다.


"여행 가려고 모았는데 코로나로 더 어려운 곳에 쓰기로 했어요"

이들이 기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정말 멋집니다. 3형제는 "가족 여행을 가려고 5년간 열심히 저금통에 용돈을 모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워져 이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형제의 마음 씀씀이가 기특해 그냥 보낼 수가 없던 사회복지과 직원은 이름만이라도 알려달라며 가방을 두고 떠나려는 형제를 붙잡아 앉혔죠. 하지만 시청 앞에서 삼 형제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형제를 금방 보내줘야 했다고 합니다.

양산시 관계자는 “아이들을 따라가 보니 형제의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조차 신분을 밝히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시 관계자는 형제의 부모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 역시 “아이들 뜻에 따라 기부한 거예요”라며 익명으로 기부되길 원했다고 하는데요. 이 돈은 양산시복지재단 기부금 통장에 송금되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였습니다.

지난 5년간 열심히 큰 돈을 모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속상하겠죠. 본인을 위한 투자나 소비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삼 형제는 열심히 모은 돈을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멋진 선택을 했습니다. 하루하루 아껴서 소중하게 모은 돈을 이웃에게 전달하기까지 쌓인 삼 형제의 시간과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돈이 든 가방. 양산시 제공. 연합뉴스

삼 형제가 양산시에 기부한 373만 90원. 양산시 제공. 연합뉴스

글·그림=이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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