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이태원 ‘핼러윈 몰카 촬영’ 고릴라맨… “영상통화였다”

여성 신체 불법 촬영 혐의 외국인
“촬영 목적 아냐… 영상통화한 것”
檢 “여러 사정 고려해 기소유예”

지난해 10월 핼러윈 데이를 맞은 이태원 거리에서 한 남성이 상체를 낮춰 인파 속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핼러윈 분장을 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외국인 남성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받는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피해 정도, 합의 내용, 반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뜻한다.

A씨는 지난해 10월 31일 이태원에서 바니걸 분장을 한 여성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태원 몰카범, 방관범 공론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오며 화제를 모았었다.

영상을 보면 수십 명이 붙어 있는 좁은 골목에서 고릴라 탈과 의상을 착용해 얼굴과 전신을 가린 분장을 A씨가 나타난다. A씨는 주변 곳곳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바로 앞에 서 있는 바니걸 복장의 여성을 발견한 뒤 자세를 낮추고 카메라를 여성의 하체에 들이대고 있다.

이를 목격한 주변의 남성들은 고릴라 복장 남성이 불법으로 신체를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도 말리기는커녕 엄지를 치켜세우고, 고릴라 복장 남성과 웃으며 ‘OK’ 사인 등을 주고받았다.

사건이 알려진 후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된 데 이어 피해 여성이 지난해 11월 직접 고소장을 접수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촬영이 아닌 영상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영상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 여성을 뒤에서 찍은 건 맞지만 저장은 하지 않았고, 촬영 목적이 아니었다는 게 A씨의 항변이다.

실제로 범행 추정 시간에 A씨가 영상통화를 진행한 기록이 발견됐다. 그의 휴대전화에서도 불법 촬영된 영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영상통화도 촬영 행위에 포함된다고 봤다. A씨의 행위를 불법 촬영으로 인정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유예를 내렸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