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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모르는 사나이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제공

‘페이커’ 이상혁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짧은 프로게이머의 수명이 무색하게 3년 전 겪은 수모를 완벽히 설욕했다.

이상혁이 미드라이너로 맹활약한 T1은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4강전에서 G2를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했다. 오랜 만에 관중을 들인 LoL 국제대회에서 T1은 베테랑 이상혁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플레이로 G2를 압도했다. 라인전, 팀 워크, 개인기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경기력이었다.

T1은 지난 2019년 MSI와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연달아 4강에서 G2에 패해 탈락의 쓴맛을 봤다. 당시에도 이상혁은 T1 소속으로 경기를 소화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다시 G2를 만날 날은 요원했지만, 이상혁은 3년 만에 기어코 자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증명했다. 프로 수명이 짧은 e스포츠계에서 꾸준히 현역 선수로 폼을 유지해 국제대회에서 복수의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상혁의 꾸준함과 높은 프로 의식을 엿볼 수 있다.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제공

경기 후 매체 인터뷰에서 이상혁은 “드디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복수했다는 사실보다는 승리 자체가 기쁜 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꾸준함’의 원동력을 묻자 “남들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스스로를 뛰어 넘고 싶다. 그 목표를 위해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첫 세트에서 트리스타나를 골라 ‘캡스’ 라스무스 빈테르의 갈리오를 압도했다. 10분가량이 흘렀을 때 CS가 더블 스코어로 벌어지기도 했다. 상성을 감안하더라도 이상혁이 진득하게 압박플레이를 잘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상혁은 다음 세트에서 시그니쳐 챔피언인 르블랑을 골라 특유의 아슬아슬한 곡예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아리를 고른 ‘캡스’가 정교한 스킬샷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이상혁의 외줄타기가 한 수 위였다. ‘캡스’의 공격적인 앞 대시 플레이를 노련하게 흘리는 이상혁의 침착한 플레이는 단연 발군이었다.

분위기를 잡은 이상혁은 마지막 세트에서 아칼리를 골라 공격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몇 차례 위기를 무사히 넘긴 이상혁은 계속되는 국지전에서 맹활약하며 킬 포인트를 쌓았다. 폭발적인 성장세에 G2가 속수무책이었다.

부산=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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