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엔진 떼고 모터 장착’…정부, 전기차 컨버전 속도낸다

미국 전기차 개조업체 EV웨스트가 BMW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모습. EV웨스트 인스타그램 캡처

정부가 노후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개조하는 ‘전기차 컨버전’(EV Conversion)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대전환 상황에서 전기차 신차 보급보다 친환경적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일부 클래식카 마니아 사이에서 활성화돼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 등을 제거하고 모터와 배터리 등을 탑재해 전기차로 개조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공모과제로 시작했다. 내연기관차에 특정 전기차 부품을 장착했을 때 안전성이나 주행성능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증한다.

현재 국내 기술력으로도 전기차 컨버전은 가능하다. 다만 개조한 전기차가 실제 주행하려면 교통안전공단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심사 기준이 없다. 전기차 신차 수준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비용도 약 1억원 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여러 국내 업체가 전기차 개조사업을 시도했지만 이런 문제들이 발목을 잡아 문을 닫았다.

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개조한 전기차는 도로주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면허 학원에 있는 차량을 개조해 실증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공고한 자동차 분야 연구개발(R&D) 신규지원 과제에도 엔진기반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튜닝 지원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포함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전기차 컨버전 사업이 이미 활발하다. 미국 전기차 개조업체 EV웨스트는 소비자가 직접 개조할 수 있도록 클래식카 14종에 대한 전기차 개조 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외국은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몰던 클래식카를 물려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차를 전기차로 부활하는 프로젝트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신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고 배터리 등 부품 성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기차 신차에 비해 약 30~5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전기차 컨버전이 신차 보급보다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전기차는 주행 중에 배출하는 탄소는 적지만 제조 과정에서 적잖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기존 내연기관차를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전기차 개조업체 런던일렉트로닉카의 매튜 키터 대표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으로 엔진만 교체하면 주행이 가능한 기존 내연기관차 수백만대를 무조건 폐기하도록 조장하는 건 재앙과 같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