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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尹정부… 文정부 비판하더니 나랏돈 ‘펑펑’

정부,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발표
물가 안정 차원 세금 인하 카드
인하분만큼 세수추계 틀릴 가능성
재정 남발 전 정부 ‘닮은 꼴’ 지적도


예상 추가 세수로 5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로 곳간을 열기로 했다. 이번에는 일부 가공 식품의 부가가치세와 관세를 인하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가격이 치솟은 밀가루·식용유 등 생활필수품 물가를 다잡겠다는 취지지만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5년 내내 야당으로서 재정 파탄을 비판해왔던 정부가 출범 한달도 지나지 않아 ‘가불’ 형식으로 선심성 예산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심의·의결했다. 물가 안정 대책과 취약계층 생계비 부담 경감 대책, 주거 안정 대책 등 3가지 주요 현안 해결 방안을 담았다. 전날 국회를 통과한 추경 재원 2조2000억원과 6000억원 규모의 세금 감면 혜택을 병행해 물가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물가·민생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체감도 높은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물가안정 취지는 좋지만 지방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선심성 예산을 투입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 문재인정부가 선거철에 맞춰 전국민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들 때마다 재정건전성 악화를 비판했다. 2020년 4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추경 편성 당시 국회 본회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당시 야당 의원이던 추 부총리는 윤상직·임이자 의원 등과 함께 기권표를 던지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랬던 추 부총리도 홍남기 부총리와 판박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권 교체 직후 대규모 추경을 편성하며 그 일환으로 3조1000억원 규모의 민생안정책을 내놨다. 추경 편성 당시 올해 세수를 재추계해 세수가 53조5000억원 더 들어온다고 가정하고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잔고를 쓰기로 해 놓고 이번에 또 다시 추가 지출을 계획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들어오지도 않은 돈을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것은 수십년 재직동안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은 악화일로다. 코로나19가 유입되기 직전인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7.6%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2차 추경 기준 국가 채무비율은 당시보다 12.1% 포인트 늘어난 49.7%에 달한다. 국가부채 규모도 2019년(723조2000억원)보다 300조원 가까이 늘어난 1068조8000억원 수준이다. 추 부총리는 의원 시절인 2020년 국가채무비율을 45.0% 이하로 유지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을 발의한 인물이다.

그나마 이 추정치조차 틀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책에 포함한 부동산 보유세 및 거래세 완화책 역시 세수를 뒤틀리게 만들 수 있는 요소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직무대행은 “이번 민생대책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6000억원”이라며 “향후 보유세 완화방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세수 감소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이종선 심희정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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