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평소 자위 좀 하세요?” 유명 심리상담사가 물었다[이슈&탐사]

[상담시장 X파일] <5화>도와달랬더니 유린①

이지윤(가명)씨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이슈&탐사팀 사무실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심리상담을 받다가 겪은 일을 취재진에 설명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그는 TV에도 출연할 만큼 유명한 심리상담가였다. 책도 여러 권 낸 이 분야 전문가였다. 성폭력 피해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지윤(가명·여)씨가 한주성(가명)씨를 찾은 건 그런 이름값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음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더 다치고 말았다. 찢어진 마음을 꿰매보려고 상담소를 찾았는데 한씨가 더 난도질을 해버렸다.

바디스캔

상담사 한씨는 이씨에게 눈을 감고 스스로 몸 구석구석을 쓰다듬게 했다. 바로 앞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이씨 손이 민망한 곳을 피해가자 그러면 안 된다는 식으로 “가슴과 성기도 빠짐없이 만지라”고 했다. ‘가슴’이니 ‘성기’니 하는 단어를 직접 입에 올렸다. 이걸 ‘바디스캔’이라며 자기 몸에서 불편한 부분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 앞에서(아니, 잘 아는 남자 앞에서도 이런 짓은 하지 않는다) 자기 몸을 만진다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았지만 이것도 치료의 일환이라고 하니 시키는 대로 했다. 둘만이 가까이서 마주하고 있는 좁은 상담실은 상담사의 말을 거역하기 어렵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었다. 일단 그는 세간에 알려진 전문가였다.


하라니 했을 뿐인데 손이 그곳에 머물자 또 “가슴과 성기가 불편하군요”라며 그 부위를 콕 집어 말했다. 그러고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이씨는 자신이 몸을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서, 민망한 단어를 입에 올리면서 한씨가 흥분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직전이자 첫 개인 면담 때 “다음엔 신체훈련을 할 예정”이라며 몸매가 드러나는,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한씨는 이후 해당 발언의 진위에 대해 “편한 차림으로 오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몸의 감각을 깨우는 방법이라는 또 다른 치료 과정도 거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바로 앞으로 다가와서는 “좀 만져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더니 이씨의 볼과 귀 뒷부분을 만졌다. 그러면서 “어디가 더 민감하냐”고 물었다. 왼쪽인 거 같다고 했더니 “그럼 이쪽을 더 해줘야 한다”며 계속 만졌다. 그의 손이 어깨 부위로 내려가려고 하기에 움찔하며 “직접하겠다”고 말했다. 한씨에게 거부 의사를 밝히기는 처음이었다.

이씨가 예민한 것이었을까. 적어도 성폭력 피해 충격을 안고 있던 그에겐 이 모든 게 불쾌했다. 이씨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건 불과 한 달여 전이었다. 그는 2020년 11월 초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했고 2주 뒤 한씨를 찾았다. 자신이 알던 심리상담사에게 소개받았다. 면담을 두 차례 한 뒤 본격적인 트라우마 치료를 시작한 건 그해 12월 중순이다. 이날이 그 첫날이었다. 이씨가 접촉을 거부하자 한씨는 “그러라”며 순순히 물러섰다.

심리상담인지 성교육인지

앞서 한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트라우마 집단상담에도 이씨를 부른 적이 있다. 첫 면담 후 이틀 만이었다. 다른 4명 정도가 내담자로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한씨는 시범을 보여준다며 자기 손에 오일을 발라 참석자의 손등을 번갈아 만졌다. ‘솜털만 만지듯’ 훑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취재진에게 이 장면을 묘사하면서 그는 “소름이 끼쳤다”고 표현했다. 이씨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자신을 이런 자리에 참석시킨 한씨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날 참석자 중 실제 트라우마를 치료하러 온 사람은 이씨뿐이었다고 한다. 나머지는 청소년을 지도하는 사회복지사처럼 평소 직업상 상담 업무를 하는 이들이었다. 환자가 아니라 일종의 교육생이었다는 얘기다.


문제의 ‘자위’ 발언이 나온 건 일대일 상담에서 몸 쓰다듬기와 볼 만지기를 한 뒤였다. 한씨는 이씨에게 “평소 자위행위는 하느냐”고 물었다. 당황한 이씨는 화제를 돌리려고 “친구 중엔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더라”고 대답했는데 한씨는 되레 집요하게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바이브레이터(진동기) 같은 기구는 내성이 생길 수 있고 자칫 위험할 수 있으니 손가락으로 쾌감을 느껴보라”고 설명했다. 여성 성기를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단어와 성교육에 가까운 묘사가 등장했다. ‘시각적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했다. 야동을 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아니, 이런 얘기를 왜 하느냐는 식으로 제가 말했는데 계속 멈추지 않았어요. 자기 혼자 들떠서 폭주기관차처럼….” 한씨가 정말 도취돼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씨에게는 ‘폭주기관차’로 묘사할 만큼 충격적인 순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씨가 ‘19금’ 조언을 한 경위에 대해 양측 설명은 엇갈린다. 느닷없이 꺼냈다는 게 이씨 주장이다. 한씨는 이씨가 성적 욕구에 관한 얘기를 먼저 했다고 주장했다. 자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실은 그도 인정했다.

치료와 추행의 경계

한씨가 이씨에게 적용했다는 트라우마 치료법은 SE(Somatic Experiencing·소매틱 익스피어리언싱)로 불리는 신체 중심(신경생물학적) 접근법이다. 일반인에겐 낯설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유명하다. 개인이 겪은 나쁜 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속(신경계)에 부정적 에너지로 쌓여 심신을 훼손한다. 그게 트라우마다. 이런 정신적 외상을 치유하려면 문제를 겪은 신체 감각을 깨워 억눌린 감정을 방출해야 한다는 게 SE의 원리다. 동물생태학을 전공한 미국 심리학자 피터 레빈 박사가 야생동물이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에 착안해 1970년대에 처음 고안했다.


미국 SE 전문교육기관 에르고스소매틱교육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피터 레빈 박사 소개. 레빈 박사가 이 연구원 설립자다. 에르고스소매틱교육연구원 홈페이지

한씨는 이씨의 트라우마를 해소하려면 그의 몸에 새겨진 불쾌한 감각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는 SE가 뭔지, 이걸 왜 하는지,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같은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신체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한씨는 상담치료를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 이씨 몸에 손을 대기 직전에야 “제가 만져도 되느냐”며 동의를 구했다. 내키지 않았지만 치료라고 하니 선뜻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그때부터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아니겠지’ 생각했어요. (성폭력 피해자인) 내가 다시 그런 걸 당하는 게 너무 싫으니까 ‘치료의 일종이겠지’ 생각하면서 넘어가려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 자리에 앉았는데 그 사람이 ‘자위행위는 좀 하십니까’ 하더라고요.”

1년도 넘은 일이었지만 이씨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난 이씨는 “이런 일을 당해 너무 화가 난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그가 울분을 터뜨리며 목소리를 높일 땐 인터뷰를 진행 중인 취재팀 사무실 밖으로 그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이지윤(가명)씨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 이슈&탐사팀 사무실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심리상담 중 겪은 일을 취재진에 설명하며 관련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씨는 당시 그 일로 일주일 내내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2주 뒤 지인을 대동하고 한씨를 다시 찾아가 수치감을 느꼈다며 항의했다. 행여 미친 사람으로 몰릴까 봐 그사이 정신과 의사에게 “정신적으로 멀쩡하다”는 소견까지 받아뒀다. 한씨는 오해라고 맞서면서도 “충분히 소통이 안 된 점,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당시 대화를 녹음했다. 취재팀은 이씨에게 녹취록을 받아 내용을 확인했다.

이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한씨를 고소했지만 경찰과 검찰의 판단은 갈렸다. 경찰은 혐의를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파견 근무 중인 전문가는 “이번 사건은 트라우마 치유를 목적으로 한 상담 과정인지 상담을 가장한 성추행과 성희롱인지 의심과 혼동이 유발되기에 충분하다”며 “상담 절차상 문제, 상담윤리와 관련된 문제, 형사적 분쟁 소지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해 12월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씨는 항고에 이어 지난달 말 법원에 직접 판단을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넣었다.

미숙한 전문가

법적으로 문제삼기 어렵다고 한씨의 심리상담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한씨의 SE 활용법과 접근 방식이 잘못됐다고 입을 모았다. 성적 의도는 별개다. 심리연구소를 운영하는 한 SE 전문가는 지난 1월 이 사건에 대한 소견서에서 “가해자는 치료기법 훈련을 받지 않고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SE는 감각 자각과 터치가 치료의 핵심 부분이지만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내담자에게 꼭 필수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폭력 트라우마를 겪은 내담자에게 접촉은 트라우마의 재경험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왜 치유 과정에서 접촉을 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자각 연습의 시범을 왜 자신 신체가 아니라 내담자의 신체에 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며 상담윤리와 의도성을 의심해볼 정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전문가는 “(상담 초기에) 자위행위를 물어보거나 마사지법을 알려주거나 접촉을 했다는 것은 트라우마 내담자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심리학자 피터 레빈 박사의 저서 '몸과 마음을 잇는 트라우마 치유' 국내 번역본 표지. 레빈 박사는 신체 중심 심리치료 접근법인 SE의 창시자다. 심리상담사 한주성(가명)씨는 이 책 내용을 토대로 이지윤(가명)씨에게 SE 치료를 시도했다고 말한다.

한씨가 이씨 상담에 활용한 교재는 SE 창시자이자 권위자인 레빈 박사의 저서 ‘몸과 마음을 잇는 트라우마 치유’다. 한씨는 책에 있는 프로그램을 적용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대해 심리연구소장은 “SE 트라우마 치유법을 소개하는 차원이지 이 책만 보고 실제 상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소견서에 적었다. 이 소장은 미국에서 소매틱 심리학 석사 과정을 밟고 현지 SE 전문교육기관에서 인증 자격인 ‘프랙티셔너’를 취득한 이 분야 전문가다.

레빈 박사의 책을 국내에 번역 출간한 의사의 설명도 비슷했다. 서주희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장은 이슈&탐사팀 질의에 “이 책은 SE의 입문서 역할을 하는 정도”라며 “아마도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SE기법을 사용하려면 SE 전문 트레이닝 과정을 밟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레이닝 부분에서 터치에 관한 내용이 나오기는 한다. 다만 해당 사례에서 언급된 방식으로는 책에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취재팀은 저자인 레빈 박사에게도 한씨의 방식이 적절했는지 등을 지난달 20일 이메일로 질의했지만 30일 현재까지 회신받지 못했다.

이슈&탐사팀이 '몸과 마음을 잇는 트라우마 치료' 저자인 피터 레빈 박사에게 이메일로 보낸 질의문. 심리상담사 한주성(가명)씨가 내담자 이지윤(가명)씨에게 적용한 SE 치료 방식이 적절했는지 등을 물었다.

“내가 불감증 환자인가”

“처음에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했더니 자기도 여성 성폭행 피해자를 위해서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쪽(한씨가 함께 일하고 있다는) 단체에 전화해 보니까 자기네랑 안 한 지 몇 년 됐다더라고요. 나중엔 또 이력을 ‘성상담사’로 바꿨던데 저는 성폭행 피해자지 불감증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은 “트라우마 치료를 할 때 특히 성적 트라우마는 동성 간에도 접촉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다”며 “가능하면 터치를 하지 않고, 접촉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미리 그 사실을 고지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자와의 신뢰가 아직 형성되기 전인 상담 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매우 불쾌했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 스쿨닥터를 지낸 정신과 전문의 김은지 마음토닥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은 한씨의 자위 관련 발언에 대해 “성적인 행동을 회피하는지 등등 그런 게 궁금해서 물어봤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며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은 치료자라면 누가 성적 피해를 입은 사람한테 그런 걸 물어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원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후 트라우마를 겪는 단원고 학생들의 심리상담을 2년간 맡았다.

김 원장은 “뚜렷한 성적 의도를 갖고 얘기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모든 내용이 심리치료와 추행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하신 분이 전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적인 이슈는 피해 당사자가 기분 나쁘면 문제가 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씨가 먼저 성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주장하는 한씨는 “그러면 왜 대화를 끊지 않고 오히려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교육적 멘트’였다고 해명했다. “내담자가 그 이야기(성 관련 문제)를 꺼낼 땐 상담적 요구거든요. 그러면 보통 일반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죠. 성에 관련된, (예를 들면) 부부 상담을 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들이거든요. (이씨 경우엔) ‘어? 이 주제가 아닌데’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설명을 해준 거죠.”

하지만 이씨와 언쟁한 녹취록을 보면 그는 문제의 대화를 왜 중단하지 않았느냐는 이씨에게 “내담자에게 내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때 이씨는 “누가 누구에게 안전을 위협받느냐”고 되묻는다.

이씨는 한씨를 소개받아 처음 찾아갔을 때 “저는 남자 상담사가 불편해서 원래는 안 찾는다”고 말했었다. 그때 한씨는 남자인 자신에게 상담을 받으면 남자에 대한 불편함이 해소될 거라고 자신했다. 결과는 정반대가 돼버렸다.

내가 엉터리면 다 사기다?

김은지 원장은 “(좋게 보자면) 좋은 마음으로 배웠으니 적용해 봤을 가능성이 높은데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그런 성적인 트라우마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무엇보다 SE 자격이 없는데 그런 걸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치료자의 자질을 잘 갖춘 사람이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SE 전문교육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한씨는 엉뚱한 대답만 장황하게 늘어놨다. “제 전공이 트라우마다” “트라우마 쪽으로 주로 책을 번역하고 썼다” “트라우마 강의도 한 사람이다” “어차피 국가 면허가 있는 게 아니다” 등등. 그는 “임상 경험으로 전문성을 따져야 한다”며 “그걸(특정 교육 여부를) 가지고 자격이 있다 없다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E를 실제 상담에 활용한 임상 경험이 많으냐는 질문엔 “네, 출판도 하고 학교 강의도 하고 수련도 받고 이러니까 …”라고 답했다. 이런 대답만으로는 그가 SE 전문가인지 알 수 없었다.

한씨는 자신이 트라우마 전문가임을 강조하며 SE 같은 치료법을 충분히 활용할 자격이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보통은 이런저런 방법을 통합적으로 접근해서 쓰는데 만약 그런 걸 자격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한다면 우리나라 모든 기관의 상담 프로그램이 다 사기라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와 미숙함이라는 단어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지만 현실에는 미숙한 전문가가 존재한다. 제도적 체계가 허술한 심리상담 분야는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세계에선 전문가가 미숙한 치료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미숙한 이들이 전문가 행세를 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들을 찾아간 이들은 온갖 위험에 노출된다. 이씨가 그런 사례다.

도와달랬더니 유린②’에선 이름난 심리상담센터의 대표가 여성 내담자에게 한밤중 셀카 사진을 보낸 사건을 전한다.

이슈&탐사팀 강창욱 이동환 정진영 박장군 기자 issue@kmib.co.kr


※‘우리만 몰랐던 상담시장 X파일’ 시리즈는 국민일보 홈페이지 이슈&탐사 코너(www.kmib.co.kr/issue)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100회분 결제? 조심하세요” 좋은 심리상담 받는 꿀팁[이슈&탐사]
심리사냐 상담사냐… 심리상담, 법이 없다[이슈&탐사]
성범죄자도 몸치료 OK… 엉터리 법에 무법천지[이슈&탐사]
“나랑 놀래?” 심리상담센터 대표의 한밤 취중 카톡[이슈&탐사]
뭐지? 당신들 유령인가… 범죄심리상담업체의 실체[이슈&탐사]
‘성범죄자 선처세트 팔아요~’ 엉터리 심리상담에 55만원[이슈&탐사]
엉터리 심리상담사 자격증, 3주 만에 187명이 낚였다[이슈&탐사]
“무조건 합격이세요” 엉터리 심리상담사, 기자도 땄다[이슈&탐사]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