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좋아해서…” 순살·치즈볼로 리뷰 인질극? [사연뉴스]

“아이가 순살을 좋아하니 몇조각만…
식구가 다섯이니 치즈볼 다섯개 달라”
‘리뷰 작성’ 담보 요청에 누리꾼들 분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배달 취소 모음”이라며 각종 무리한 요구로 주문을 아예 받지 않은 주문 전표를 모은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이처럼 배달 앱을 통한 고객들의 과도한 서비스 요청에 고충을 토로하는 자영업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이의 부모가 치킨집에 남긴 배달 요청 사항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공개된 주문 전표 사진에 따르면 주문자는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시키고는 무료 서비스를 요청했습니다.

가게 측에 남긴 요청사항란을 보면 “아이가 순살을 좋아해서 몇 조각만 넣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적혀있는 걸 볼 수 있었죠.

이어 “식구가 다섯이라 치즈볼을 다섯개 챙겨주시면 리뷰를 예쁘게 작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리뷰 이벤트로 제공되는 치즈볼의 개수를 5개로 달라는 것인지, 치즈볼을 제공해주면 리뷰를 잘 써주겠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가게의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배달 앱의 리뷰를 담보 삼아 이 같은 요청을 하는 것은 가게 측에 부담이 되리라 짐작됩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 앱에 크게 의존하게 된 가게 주인들에게 배달 앱 리뷰는 장사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됐습니다. 별점이 낮은 리뷰를 받은 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점주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요청과 악성 리뷰에 시달리던 주인이 숨지는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배달앱 업체들은 악의적인 리뷰 차단을 위한 보호 장치를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뷰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 일부 고객들이 업체에 악성 리뷰를 단 뒤 리뷰 삭제를 미끼로 음식값을 요구하는 이른바 ‘리뷰깡’까지 등장해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연의 경우 악성 리뷰를 게시한 후 협박하는 것과는 다소 사안이 다릅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배달앱의 리뷰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주문표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온다” “리뷰를 인질로 한 명백한 협박이다” “아이 타령도 모자라 식구 타령까지 하냐” 등의 댓글이 달리며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나 같으면 주문 안 받는다.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인다”며 치킨집 사장님의 심정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죠.

고객의 무리한 요구 사항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 아이 부모가 최소 금액에 맞춰 주문하면서 요청 사항에 “처음 시켜보는데 아이랑 먹을 거라 위생에 더 신경 써달라”는 글을 남긴 것이 전해졌습니다. 이 부모는 “물티슈 20개, 온수 1컵, 냅킨, 빨대 좀 많이 챙겨달라”고 요구를 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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