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국산화 향해 나는 ‘K-방산’ 수리온 헬기, 어디까지 왔나

KAI가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KAI 제공

전방으로 달리면서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바닥을 빠르게 달릴수록 엔진 소리는 헤드셋 너머로 점점 커졌다. 진동도 점차 거세졌다. 기체는 10미터 정도 떠오른 상태에서 잠시 멈추더니 그대로 유턴을 해 방향을 바꾸고 높이 상공으로 떠올랐다. 떠오른 직후까지 진동이 이어졌지만, 곧이어 기체가 높이 떠오른 이후부터는 오히려 흔들림 없이 비행이 안정적으로 계속됐다. 창 밖으로 푸른 바다와 남해안의 작은 섬들, 삼천포대교가 보였다.

국군의 노후 헬기를 대체하는 ‘한국형 헬기 사업’으로 하나로 개발된 수리온(KUH-1)이 처음으로 창공을 날아오른 2010년 6월 22일로부터 12년이 돼간다. 수리온의 고향인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지난 17일 찾았다. 제조 현장을 견학하고, 기체에도 올랐다. 아득할 정도로 높은 위치였지만, 수리온의 내부는 예상보다 안정적이고 흔들림이 없었다.

수리온의 ‘완전 국산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완전 국산화는 장기적으로 ‘K-방위산업’의 막강한 엔진이다.

KAI는 현재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MUM-T·Manned Unmanned Teaming), 헬기 성능 개발, 미래사업 준비라는 3가지에 주력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중요한 분기점은 수리온의 ‘완전 국산화’다. KAI는 2006년부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개발에 착수해 현재 경찰·소방·군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수리온은 현재 60% 가량 국산화(부품 비용 기준)했다. 국산화의 관건은 핵심 부품인 ‘동력전달장치’다. 수리온을 완전 국산화하면, 무인기 기술을 조합해 ‘유·무인 복합체계(MUM-T)’로 이어질 수 있다. KAI는 지난해 말에 방위사업청과 국내 첫 ‘헬기-무인기 연동체계’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최근에 미래 전투 양상에 대비할 중요성이 커지면서, 유·무인 연동체계의 하나인 ‘MUMT’는 한국 방위산업의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또한 KAI는 2018년에 설립한 자회사로 항공정비 전문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바탕으로 헬기 생산부터 정비까지 종합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17일 방문한 한국항공서비스에서는 6대의 헬기에서 부품을 떼어내는 정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국항공서비스 관계자는 “해외에서 구매한 헬기를 정비할 때 부품이나 기술자를 직접 조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국산 헬기를 정비할 경우 헬기를 직접 제작한 엔지니어를 바로 불러올 수 있어 정비가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배기홍 KAI 회전익사업그룹장은 “최근 선진국에서 자국 기술을 보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데, 안보 측면에서도 당장 기술력이나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자체 방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최소한 5~10년 정도는 국내 관용 헬기를 적극 도입하거나 기술개발(R&D)을 지원하는 등 국산 헬기를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천=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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