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도 ‘상생 임대인’ 될 수 있다…집 다 팔면

6·21 부동산대책 임대차 시장 안정방안 발표


2024년까지 주택 임대차 신규 계약 시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종전의 5% 이내로 인상하는 ‘상생 임대인’에 대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위한 2년 실거주 의무가 면제된다. 향후 주택을 처분해 1주택자가 될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도 상생 임대인 제도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임대차 3법 제정 2년이 되는 8월 전·월세 대란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꺼내든 임대차 안정 대책이다. 임대차 3법 개정이란 ‘정공법’ 대신 임대인 세제 혜택 등 우회로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1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올해만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상생 임대인 제도의 대대적 확대 개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상생 임대인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임차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생 임대인 제도의 참여 대상과 세제 혜택, 시행 기간을 확대했다. 현재는 시가 9억원 이하면서 1가구 1주택자만 상생 임대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금액 제한이 없어지고 임대 개시 시점 다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다.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2년 실거주 의무는 물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위한 2년 실거주 의무도 한꺼번에 면제된다. 당초 올해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것을 2024년 연말까지 2년 연장한다.

다만 상생 임대인의 세제 혜택이 전부 1가구 1주택을 대상으로 한 양도세상 특례다 보니 다주택자는 상생 임대인에 참여하더라도 주택 처분 전까지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도차익이 큰 고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의 동참 유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1주택자가 된 뒤 보유 주택을 최종 처분하는 단계에야 양도세 감면을 받기 때문에 주택을 전부 처분하고 ‘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면 상생 임대인 참여 유인이 적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전·월세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과도한 실거주 의무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는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하지 않으면 대출이 회수된다. 앞으로는 2년 이내에만 전입하면 되도록 기간 규정이 완화된다. 또 입주 가능일부터 최대 5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에서도 실거주 의무를 입주 가능일이 아니라 주택을 팔거나 상속, 증여하기 전까지만 채우면 되는 것으로 규정이 완화된다. 수도권 신축 아파트 전·월세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임차인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수도권 기준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 주택에만 지원 가능한 버팀목 전세대출의 가액 기준이 4억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고, 대출 한도도 1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까지 확대된다. 무주택 가구주에 대한 월세 세액공제 공제율도 현행 최대 12%에서 15%까지 늘어난다.

부동산 세제도 대폭 손본다. 우선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정부는 이사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2년 안에 종전 주택을 팔면 1가구 1주택자 기준을 적용해 과세하고, 수도권 6억원(공시가격 기준), 비수도권 3억원 이하 상속주택도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주택 가격이나 소득 요건 없이 취득세를 무조건 면제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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