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 6·25와 영적전쟁


올해는 6.25가 발발한 지 72주년이 되는 해다. 전후세대는 이 땅에서 일어난 전쟁의 참혹함을 알지 못한다. 전쟁은 모든 것을 죽이고 파괴하는 사탄 마귀다. 그 실상은 오늘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떠올리면 된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하면서 전쟁은 시작됐다.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면적을 가진 우크라이나는 파괴되어 가고 있고 수많은 양국의 병사들이 다치며 죽어나가고 있다. 비옥한 흑토로 유명한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곡창지대의 하나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4대 곡물수출국으로 전 세계 밀수출의 10%, 옥수수의 18%를 수출한다. 철광석 매장량 1위, 석탄 6위를 차지하는 이 나라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양국은 물론이고 우리들의 밥상과 일상적인 삶마저 위협받고 있다.

다시 한국전을 생각해 보자. 북한의 침공을 받은 자유 대한민국은 속수무책 풍전등화의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 위험에서 우리는 소생하였다. 우연한 소생이 아니다. 얼굴도, 이름도, 아무런 연고도 까닭도 없는 이들이 희생되었다.

임진각이 있는 경기도 문산 사목리에는 미국 전쟁 참전비 등 한국전쟁과 관련한 여러 기념 조형물들이 들어서 있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참전국 병사들의 희생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7월 미군은 최초로 16개 참전국 중 가장 많은 57만2000명을 파병했다. 이중 사망 3만3629명, 부상 10만3284명, 실종 5178명을 포함해 총 14만209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윈스턴 처칠의 아들 역시 한국전에 종군기자로 참전했다. 그는 낙동강 전투 취재 중 총탄을 맞아 발목이 절단된 후 런던 타임즈 편집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눈에 들어오는 이색 참전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도 있다. 이중 유독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미국 제187공수연대의 락카산스(Rakkasans)부대. 이들은 후퇴하는 약 3만 명의 북한군의 퇴로를 차단하고 갇힌 미군 포로들을 구출하기 위한 임무를 띠고 평양 북쪽 약 48km 지점인 석천과 순천에 강하해서 빛나는 전공을 새웠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낙하산부대다. 1941년 일본군이 진주만 기습을 감행하자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특명(행정명령 9066)을 발동해 당시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계 미국인들을 3년여 간 강제 수용했다. 그 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들 중 일부가 미군에 자원입대 후 한국전에 참전해서 전사했다. 임진각에 가면 일본 이름을 가진 일본계 미국인 전사자들의 이름이 씌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자치령 괌 출신 미군 19명의 전사자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국, 히스패닉계 미국인이 참전해서 전사했음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색 참전자들의 기록을 보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아왔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리스도인의 6월은 어떤가? 호국영령의 계절에 총칼로 싸우는 혈과 육의 전쟁뿐만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우리들이 맞아 싸워야 할 악과의 영적 전쟁을 생각해 보자. 우리들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다. 그들은 숨어서 은밀히 활동하면서 때가 오면 우리를 사로잡아 결박할 뿐만 아니라 파괴하려든다. 그러기에 악한 세력들과의 영적 싸움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눈에 보이는 전쟁 이상으로 힘든 싸움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아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서 강력한 십자가 군병이 될 때에만 영적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사도바울은 에베소서 6:12절에서 13절에는 우리가 싸워야 할 영적싸움의 본질과 그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방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엡6:12~13)

그리스도의 자녀가 된 우리가 싸워야 할 악한 적들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귀, 세상, 옛 사람이다. 마귀는 우리를 삼키기 위해 두루 다니며 울고 있다. 이 세상은 마귀가 임금이고 내가 주인이라고 거들먹거리며 활보하는 곳이다. 그리고 선보다 악을 행하려는 죄성이 가득하고 악에 둔감하며 하나님 자녀 된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나의 옛 사람이다. 나는 때때로 구원의 확신마저 잃어버린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오직 기도로써 영적전쟁에 임해야 한다.

미국 위싱턴에 있는 한국전기념 조형물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져져 있다.

‘Freedom is not free’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자유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피땀 흘린 고귀한 희생이 있어서 우리가 자유롭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영적 전쟁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 악한 세대에 어둠의 세력과 맞서 씨름해야 한다. 씨름이 무엇인가? 씨름은 ‘투쟁’(struggle)이다. 투쟁은 고투하는 것이고 몸부림치는 것이다.
진리로 허리띠를 두르고 의의 호심경을 붙이고 평안의 복음을 위한 신을 신고서 믿음의 방패와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매순간에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악한 날을 능히 대적할 수 있다. 모든 일을 다 행한 후에 우뚝 설 수 있다.

72년 전에 이 땅에 있었던 혈과 육의 싸움에서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혈과 육의 싸움마저도 이처럼 처절했던 것인데 영원한 지옥을 면하고 천국에 입성하는 그리스도인의 영적 전쟁에 임하는 우리가 이처럼 나태해서야 되겠는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자유를 위해, 영적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우리는 피 흘리며 투쟁해야 한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6월의 어느 날 임진각을 걸으며 베드로전서에 나오는 성경 구절 하나를 떠올리며 십자가 용사되어 용맹 전진할 것을 다짐해 본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김용원(사진) 객원기자는 부산대 행정대학원 석사, 숭실대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전 숭실대 법과대학 강사로 활동했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 목회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김재중 부국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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