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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이슈’ 미감리교 분열 속, 한인감리교회도 ‘폭풍전야’

류계환 한인연합감리교회 선교총무 인터뷰
아직 교단탈퇴한 곳은 없어…잔류측과 ‘재정분리’도 관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리스빌 연합감리교회 성도들이 지난 12일 창립 36주년 맞이해 기념 예배를 드리고 있다.

침례교와 함께 미국의 양대 교단으로 꼽히는 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애 이슈로 분열되면서 한인감리교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245개 교회 4만5000여명의 성도를 두고 있는 한인연합감리교회(KUMC)는 3만여 교회 626만 성도를 아우르는 UMC 규모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교민 사회 안팎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류계환 KUMC 선교총무는 22일 국민일보와 가진 줌(Zoom) 인터뷰에서 “동성애가 교단 분리의 신호탄인 것은 맞지만 ‘동성애는 죄’라는 여부만으로 교단을 분리할 수 없다”면서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느냐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동성애 뿐만 아니라 결혼의 정의까지 왜곡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으로 지칭되는 전통주의에서는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동성애자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으므로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연합감리교회의 동성애 이슈는 반세기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2년 총회에서 동성애자 목사 안수를 놓고 복음주의 신학과 자유주의 신학이 충돌했다.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UMC내에서도 동성애 결혼, 동성애자 목사 안수, 동성애 결혼 주례 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5월, 감리교내에서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단들이 떨어져 나와 글로벌감리교회(GMC·Global Methodist Church)를 만들면서 교단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재정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2020년에 합의된 UMC의 ‘교단 분리안’에 따르면 교단을 떠나는 전통주의 교회의 새로운 교단 창립 지원을 위해 2700만 달러(약 348억원) 규모의 재정을 확보키로 했다. 동성애를 찬성하는 잔류 측은 교회 재산 분리에 관해서도 일부 양보하기로 했으나, 이달 초 교단 분리안에 서명한 목사들이 서명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류계환 한인연합감리교회(KUMC) 선교총무가 국민일보와 줌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인교회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하다. 상당수 한인교회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포돼 있어 교회 한 곳의 부동산 가치만 따져도 1000만 달러(약 129억원)부터 많게는 6000만 달러(약 773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진보주의 성향이 강한 서부, 동북부 지역의 연회는 교회 재산의 20~50%를 일시불로 내는 경우에 한해 교단 탈퇴를 허용하고 있다. 100억원에서 400억원의 큰 액수를 내고 교단을 나와야 하는 교회의 경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법적분쟁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통주의를 고수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미자립 교회와 중소형 교회의 경우, 교단 탈퇴를 고사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UMC 교단 상황은 더 뒤숭숭하다. 분리 이슈가 다뤄지는 교단 총회 개최가 당초 오는 8월에서 2024년으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KUMC에서 동성애 이슈로 교단을 탈퇴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다. 탈퇴할 경우, 교인들의 찬반 투표를 시작으로 각 소속 연회가 결정한 장정에 따라 진행된다. 탈퇴 절차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예상된다. 탈퇴를 결정한 경우, 대부분 GMC로 편입될 전망이다. 류 총무는 “교회가 더 이상 분열되지 않고 우호적으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글.사진=유경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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