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이 변기물에 빠뜨려 살해… 친모 집행유예

임신중절약 복용 후 32주 만에 아이 출산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갓 태어난 아이를 변기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제5단독(부장판사 노미정)은 22일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8일 오후 7시쯤 전북 전주 덕진구의 한 아파트 안방 화장실에서 임신 32주 만에 출산한 남자 아기를 변기 물에 빠뜨려 23분간 방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영아가 살아있음을 알면서도 변기 물에 방치해 살해한 범행은 죄질이 나쁘다”며 “갓 태어난 아이의 생사는 보호자의 양육 의지나 환경에 따라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거쳐온 불우한 성장 과정이 인격 형성과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출산 직후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점, 반복된 출산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불법으로 임신중절약(낙태약)을 구매해 복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을 먹고 3~4일 후 복통을 느낀 A씨는 32주 차에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조기 출산했다.

A씨는 “아기가 태어났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아기는 얼마 후 숨졌다. 병원에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은 아이는 자발적으로 호흡을 시작했지만, A씨는 연명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사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아기의 사망 경위에 수상함을 느끼고 수사를 시작했다. A씨는 수사 초기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이미 숨져 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과 의사 소견, 낙태약을 구매한 정황 등을 근거로 범행 사실을 추궁했고,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아기를 분만한 뒤 숨을 쉬지 않을 때까지 변기 물에서 꺼내지 않고 기다렸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수사기관은 이후 A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B씨(43) 역시 낙태를 강요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구속 기소했다. 앞서 B씨도 A씨와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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