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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노 오페라 ‘파우스트’를 새롭게 보여주는 두 무대

6월 세종문화회관에서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 7월 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 오페라 ‘파우스트’


괴테(1749~1832)의 희곡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괴테가 60년에 걸쳐 쓴 이 작품은 서구 근대세계의 토대인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파우스트’의 주인공으로 악마 메피스토펠레와 계약하는 파우스트 박사는 15~16세기 실존 인물인 요한 파우스트를 모델로 했다. 파우스트는 대학에서 신학과 의학을 공부했지만, 점성술과 마술에 빠져 예언자를 자처하는 등 기행을 일삼았다. 갑작스러운 죽음 탓에 악마에게 살해된 것으로 소문난 파우스트의 이야기는 점차 민담의 소재가 됐다. 괴테에 앞서 여러 작가들이 파우스트를 소재로 책을 내놓아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파우스트 이야기에 권위를 불어넣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괴테다. 게다가 괴테의 ‘파우스트’는 후대 작곡가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어 다양한 오페라와 교향곡 등으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많이 알려진 것이 프랑스 작곡가 구노(1818~1893)가 발표한 오페라 ‘파우스트’다. 1858년 파리에서 초연된 오페라 ‘파우스트’는 괴테의 동명 희곡 중 1부를 바탕으로 미셸 카레가 쓴 희곡 ‘파우스트와 마르그리트’를 기초로 작곡됐다. 구노의 12개 오페라 가운데 ‘로미오와 줄리엣’과 함께 지금도 자주 무대에 오른다.

올여름 한국에서 구노의 ‘파우스트’를 색다르게 선보이는 공연 두 편이 찾아온다. 먼저 23~26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은 괴테의 희곡과 구노의 오페라를 콜라주한 작품이다. 오페라 연출가 박소현이 괴테의 ‘파우스트’를 토대로 각색한 대본에 구노의 ‘파우스트’ 주요음악을 더했다. 오페라에선 테너가 노년과 청년 파우스트를 모두 소화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청년 파우스트를 테너 정재윤과 구태환이 번갈아 맡고 노년 파우스트를 연기자 정찬이 맡았다. 박소현은 이번 공연에 대해 오페라(opera)와 연극(play)을 합한 ‘오플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디오 연출을 공부한 박소현은 이번 작품에서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화려한 정통 오페라 대신 연극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공연인 만큼 무대 장치와 소품은 최소화했으며, 음악은 대형 오케스트라 대신 5개의 현악기와 전자피아노 등을 사용해 현대적으로 정비했다. 이 작품은 세종문화회관이 6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S씨어터에서 동시대 예술의 도전적 모습을 보여줄 ‘싱크 넥스트 22’의 개막작이다.

7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파우스트’는 콘서트 오페라 형태로 선보인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로도 불리는 콘서트 오페라는 연주회 형식으로 선보이는 오페라를 뜻한다. 정식 오페라의 경우 제작비가 많이 드는 데 비해 콘서트 오페라는 무대세트와 의상이 필요없는데다 연습시간이 적어서 성악가들의 출연료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어설프게 만든 오페라보다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콘서트 오페라가 더 낫다는 말도 나온다.

5막으로 이뤄진 구노의 ‘파우스트’는 ‘꽃의 노래’ ‘투레의 왕’ ‘보석의 노래’ ‘병사의 합창’ 등 아름다운 아리아가 많다. 또한 발레음악 ‘발푸르기스의 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콘서트 오페라는 지난해 권위 있는 브장송 콩쿠르 최종 결승에 오르며 한국인 최초로 특별상을 받은 지휘자 이든의 지휘에 파우스트 역의 박승주, 메피스토펠레 역의 고경일, 마르그리트 역의 소프라노 장혜지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각 장면의 중요한 이미지를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구현해 무대를 구성해 작품의 주제를 부각함으로써 관객들의 극적 몰입을 돕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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