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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 권재찬 1심 사형 선고…“교화 가능성 없어”

1심 재판부 권재찬에 사형 선고
강도살인 15년 복역 후 3년 8개월 만에 재범

연쇄 살인 혐의를 받는 권재찬. 인천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연쇄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재찬(53)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23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권재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도 “피해자 유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궁핍한 경제적 상황을 벗어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범행한 점, 공범까지 끌어들인 뒤 살해한 점을 볼 때 범행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미리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목적과 의도에 따라 피해자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점, 해외 도피를 시도한 점, 결과가 매우 중대한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불리한 양형 요소로 꼽혔다.

권재찬, 강도살인 15년 복역 후 3년 8개월 만에 또 살인

재판부는 이날 사형을 선고하면서 권재찬이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왔으면서도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강도살인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만기출소 후 3년 8개월만에 또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권재찬이 인명을 경시하고, 공감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보이며 재차 살인범죄를 우려가 높아보인다고 판단했다. 무기징역만으로는 사회에서 온전히 대처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존엄한 가치인 생명을 두 차례나 잇따라 숨지게 하고도 수사기관에 협조하지 않고 ‘어차피 결과는 정해져 있지 않느냐’며 진지한 반성이 결여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강도 혐의는 부정하지만 살인 혐의는 인정하고 있어 오판의 문제가 없다”며 “사형이 예외적 형벌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권재찬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상가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1132만2000원 상당의 금품도 훔쳤다.

그는 다음날 인천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공범인 40대 남성 B씨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직접 A씨를 살해하지는 않았지만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A씨의 시신 유기 당시 권재찬을 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권재찬은 지난 2003년에도 인천에서 전당포 업주(사망 당시 69세)를 때려 살해한 뒤 32만원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뒤늦게 붙잡혀 징역 15년을 복역한 바 있다.

만기 출소 후 3년 8개월 만에 또 살인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권재찬은 앞서 최후 진술에서 “죽을 만큼 죄송하고 염치없지만 피해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피해자가 좋은 분이셨는데 제가 술과 약에 찌들어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하급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적은 종종 있었지만 사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던 것은 2016년 ‘GOP 총기 난사 사건’ 주범 임모 병장 사건이 마지막이다.

중학생 딸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18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었고 대법원에서 형량이 확정됐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기준 복역 중인 사형수는 59명이다.

헌법재판소는 다음달 1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사형제도 헌법소원심판에 관한 공개변론을 열 예정이다. 헌재가 사형제도의 위헌 여부 판단과 관련해 각계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듣는 건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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