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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유행은 필연… 소아 감염 땐 치명률 걱정”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의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발생한 가운데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모니터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의학계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이 언젠가 닥칠 필연에 가까웠다고 본다. 원숭이두창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인간두창(천연두) 백신 접종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적 유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소아에게 주로 전염되던 당시 치명률이 높았던 만큼 해당 연령대 전파를 막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 국제의료학술지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 게재된 ‘인간 원숭이두창의 역학적 변화’ 논문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이 퍼져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최근 원숭이두창 유행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20년간 누적된 상황 변화에 따른 필연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논문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감염 평균 연령은 1970년대만 해도 만 4세였지만 2010년대 들어 21세까지 올라갔다. 지난 17일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올해 전 세계에서 발견된 확진자 평균 연령은 만 37세다. 국내 첫 확진자도 30대다. 김 교수는 “발생 연령이 올라가는 건 예방접종이 중단된 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1980년대에 인간두창 백신 접종이 중단됐다. 최근 주로 유행하는 유럽 지역 확진자 연령이 높아진 건 해당 연령에서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1979년 인간두창 백신 접종이 중단됐다.

향후 유행 시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소아에게 확산되는 경우다. 김 교수는 “만일 소아 사이에 원숭이두창이 번진다면 치명률이 올라갈 수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1차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두창이 번지며 소아 중 사망자가 속출했던 사례를 살펴 미리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되는 지점은 또 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질병이어서 의료진의 진료 경험이 적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지난 22일) 수두로 판명났던 의심환자도 의료진이 직접 원숭이두창 환자를 본 경험이 없다 보니 과진단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같은 현상은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도 책으로만 접하던 병이다 보니 생소하다”면서 “확실하지 않아도 일단 검사를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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