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포스코의 연쇄 성폭력 사태…누가 뭉갰나


포스코에 근무하는 20대 여직원을 둘러싼 동료 직원들의 성적 괴롭힘 논란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

특히 동료 직원들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인 성희롱 등을 당한 여직원은 강압적이고 폐쇄된 조직 문화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했다. 피해 여직원을 보호해야 할 회사 측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다 집단 따돌림 등 2차 가해를 막지 못했다.

피해 여직원 A씨는 지난 7일 포항남부경찰서에 같은 부서 직원 4명에 대해 특수유사강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들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A씨는 포스코 안전 관련 업무를 하는 부서에서 2018년부터 3년 넘게 근무를 해왔다. 그는 직원 50여명이 근무하는 해당 부서에서 유일한 여성 직원이다. 그는 수년간 동료들로부터 사무실에서 상습적으로 성희롱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서 회식 때도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그는 “회식 때는 반드시 노래방을 갔는데, 일부 직원이 껴안고 선임 직원은 나를 옆에 앉히고 술을 마시게 하면서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만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가 추행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동료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결국 A씨는 지난해 12월 감사부서인 정도경영실에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해온 직원 B씨를 신고했다. 올 1월 회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부서에서 2명을 분리 조치하고 가해자 B씨는 감봉 3개월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돌아온 건 2차 가해였다. A씨는 “회사가 사건을 접수하고 조사하는 동안 동료들은 피해 사실을 공유했으며, ‘별일 아닌 일로 한 가정을 파탄 냈다’고 손가락질했다”며 “결국 동료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돌림이 너무 심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성희롱 피해 신고를 후회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지난달엔 같은 건물에 사는 선배 직원 C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A씨가 “근데 어제 저녁에는 무서워서 말 못했는데요. 왜 아침에 제 몸에 손댔어요?”라고 하자 C씨는 “진짜 뭐라 용서를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내가 기억을 못 하지만, 어쨌든 실수를 인정하고”라고 하며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포스코는 해당 부서 리더의 보직을 해임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4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의 성폭행 피해를 목격한 한 동료는 해당 부서장과 제철소장, 포스코 부회장에 이메일을 보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에서 성폭력 등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강압적이고 폐쇄된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 한 직원은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쉬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최정우 회장이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회사 측의 대응은 대부분 미온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성희롱 사건의 경우 사내 보고가 이뤄졌고 규정대로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사건을 감사 뒤 징계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보직 변경 후 피해자가 원 소속 부서로 복귀할 것을 희망해 다시 복귀시켰다.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해소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23일 사과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성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피해직원 및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회사는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피해 직원이 조속히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어 “회사는 경찰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들에게도 무거운 책임을 물어 피해 직원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포항=안창한 기자, 김지애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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