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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주 52시간제’ 손질… 연장근로 주→월 단위로

문재인정부 대표 노동정책 주 52시간 손본다
‘11시간 연속 휴식’ 적용 시 주 최대 80시간30분 근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문재인정부에서 도입된 ‘주52시간제’ 손질에 착수했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해 현행 주 단위로 관리되는 연장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다음 달 근로시간을 포함한 노동 환경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할 전문 연구회를 꾸려 입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 브리핑에서 “주 최대 52시간제의 기본 틀 속에서 운영방법과 이행수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겠다”며 “가령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 (연장근로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등 합리적인 총량 관리 단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한 주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2시간으로 규정한다. 정부 구상대로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월로 바꾸면 연장근로시간 총량은 약 52시간(12시간×4.345주)이다. 법정근로시간(40시간)과 합하면 한 주 최대 근로시간은 약 92시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정부가 보완책으로 언급한 ‘근로일 사이 11시간 연속 휴식’ 규정을 적용하면 한 주 최대 근로시간은 80시간30분이다.

이 장관은 이외에도 연장근로시간을 저축해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주52시간 내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 확대’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건강권 침해 우려에 대해 이 장관은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건강권 보호 조치가 반드시 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체계 개편도 예고됐다. 정부는 호봉제로 대표되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으로 개편·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임금체계는 노사 합의 사안이라 정부 개입엔 한계가 있다. 이 장관은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을 확대해 (기업 변화를) 돕겠다”며 “고령자의 계속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임금피크제·재고용 등에 대한 제도개선 과제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다음 달부터 10월까지 운영한다. 연구회는 구체적인 입법과제와 정책과제를 수립해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노동시장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고용부에 힘을 보탰다. 추 부총리는 “누적된 노동시장의 비효율·양극화·불공정 해소와 함께 당면한 산업구조 재편과 노동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정부 구상에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연장노동시간의 월 단위 확대 관리가 아니라 일 단위 최장노동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며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노동자에게 ‘비자발적 휴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장관이 대통령 관심사인 시대착오적 장시간 노동방안과 사용자의 일방적 임금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만을 내놓은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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