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러주세요”…납치 여성 살린 ‘배달 앱 요청사항’

뉴욕 카페 '치퍼 트럭'이 납치된 손님으로부터 받은 "경찰을 불러달라"는 내용의 배달앱 요청사항. 페이스북 캡처

미국에서 납치된 여성이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며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요청사항을 남겨 이를 본 식당 주인과 직원들의 신고 덕에 극적으로 구출되는 일이 있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주 브롱크스에 위치한 카페 ‘치퍼트럭’은 지난 19일 오전 5시쯤 배달앱 그럽허브를 통해 주문을 받았다.

샌드위치와 버거 등 평범한 주문내역이었지만 직원들은 손님의 수상한 요청사항을 발견했다. 요청사항에는 “경찰을 불러 달라. 경찰들과 함께 배달해 달라. 티 내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카페 직원들은 누군가의 장난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때 주인은“(잘못된 신고로) 후회하는 것보다 안전한 것이 낫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전 6시20분쯤 배달지인 브롱크스의 한 아파트를 급습했고, 그곳엔 배달앱 주문자인 20대 여성이 감금돼 있었다. 여성은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배달앱 요청사항을 보고 경찰에 납치 신고를 한 뉴욕 카페 '치퍼 트럭'. 페이스북 캡처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24)는 온라인으로 알고 지내던 남성 케모이 로열(32)과 처음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로열은 A씨를 만나자마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성폭행할 목적으로 이 아파트에 A씨를 감금했다.

A씨는 로열이 빼앗았던 휴대전화를 배달 음식을 주문하라며 넘겨주자 기지를 발휘해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로열은 강간·폭행·감금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로열은 지난 15일에도 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치퍼트럭 카페 사장인 엘리스 베르메조는 “사람들은 보통 음식을 주문할 때 ‘시럽을 추가할 수 있나요’ ‘탄산음료를 더 주문할 수 있나요’ 등을 묻는데 이런 메시지를 받은 적은 없었다”며 “메시지는 뒤죽박죽 적혀 있었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성이 구출됐다는 얘기를 듣고 행복했다”고 CBS뉴욕에 말했다.

이번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자 그럽허브 측은 치퍼트럭 카페에 연락을 취해 지원금 5000달러(약 650만원)를 지급했다. 그럽허브는 “간단하지만 특별한 행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놀랐다”며 “그럽허브가 이 놀라운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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