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 딸 살해하고 극단 선택 시도한 말기암 엄마, 징역 6년


갑상선 말기 암 투병 중 생활고에 시달리다 중증발달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50대 여성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영민)는 2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54세)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2일 오전 3시 경기 시흥시 자택에서 중증발달장애인 딸 B씨(당시 22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튿날 오전 8시쯤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실패한 A씨는 “내가 딸을 죽였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집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다음 생엔 좋은 부모를 만나거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딸과 살아오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갑상선암 말기로 투병 중이던 A씨는 거동이 불편해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딸이 벌어오는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딸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 순간 제 몸에서 악마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 어떠한 죄를 물어도 달게 받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A씨는 “제 딸과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제가 살아 이 법정 안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 제가 죄인이다”며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가 있는 딸을 홀로 양육하다 갑상선암을 진단받고,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살인은 국가와 사회가 법을 통해 수호하고자 하는 최고의 존엄으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또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극단적 선택 후 보호자가 없는 딸이 혼자 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딸을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당시 갑상선 기능 저하와 우울증으로 잘못된 판단하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는 2018년부터 홀로 버스를 타고 장애인 시설로 출근해 월 100만원 소득을 벌 정도로 성장했으며, 또래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사랑했을 피고인의 손에 삶을 마감했다. 그 과정에서 겪었을 피해자의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가 1세였을 때부터 남편과 이혼해 홀로 피해자를 양육해온 점, 피고인 역시 이 사건으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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