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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특명’ 수도권大 반도체 학과 증원에 지방대 93% “반대”

교육부 기자단, 대학총장세미나 설문조사
총장들 “수도권 첨단 정원 늘리면 지방대 소멸”
수도권대 70% “고교학점제 도입 시 학종 확대”

지난 23~24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참석한 총장들이 교육부와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교육부 제공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려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명’에 비수도권 대학 총장 10명 중 9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가 지방대 고사로 이어져 지방 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반면 수도권 대학 총장 대다수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봤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은 지난 23~24일 진행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새 정부 고등교육 정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세미나 참석 총장 133명 중 90명(67.7%)이 설문에 응했다.

정부가 수도권 대학들의 반도체 등 첨단분야 학과 증원을 추진하는 것에 찬성 34.09%, 반대 65.91%로 나타났다. 대학 소재지에 따라 입장차가 명확했다. 수도권 대학 총장의 85.71%가 찬성한 반면 비수도권 대학 총장의 경우 92.86%가 반대했다. 찬성 의견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 반대 의견으로는 “수도권 집중 심화, 지방대 고사” 응답이 많았다. 지방대들은 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충원이 어려운데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이 확대되면 더 어려워진다고 보는 것이다.

작은 대학일수록 반대가 많았다. 반대 비율을 보면 대형 대학(입학정원 3000명 이상)이 56%, 중간 규모(입학정원 3000명 미만 1000명 이상) 67.5%, 소규모(입학정원 1000명 미만) 76.19%로 나타났다. 한 수도권의 소규모 대학 총장은 “서울의 대형 대학들로 학생이 쏠려 수도권의 중소 대학들도 어려워진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 확대는 윤 대통령의 ‘불호령’에 따른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는 윤 대통령에게 ‘수도권 대학은 정원 규제로 묶여 있다’고 언급을 했다가 “국가 미래 걸린 일에 규제 타령한다”는 강도 높은 질책을 들었다. 교육부는 대통령 질책 하루 뒤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후 교육부는 ‘반도체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 사안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지방대들이 지역 정치권 및 주민 등과 연대해 수도권 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나서는 상황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학 총장들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늘릴 생각이었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생처럼 수업을 골라 듣고 학점을 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로 2025년 전면 도입 예정이다. 고교학점제 도입 시 학종 비율을 늘릴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60.47%였다. 내신 성적만 보는 학생부교과전형(22.09%)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15.12%)과 격차가 상당했다. 특히 수도권 대학 총장의 70.37%가 학종 비율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면 학종 중심으로 대입을 개편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내년 본격화되는 대입 개편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교육 분야 고위공직자의 가장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는 ‘자녀의 입시 공정성 논란’(38%)을 꼽았다. ‘연구윤리 위반’(23%), ‘성비위’(17%), ‘인사 비리 전력’(10%), 음주운전(6%)이 뒤를 이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은 사과했고, 연구윤리 위반 관련해서는 논문 중복게재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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