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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 합법화’ 판결 폐기에…우방국들 “큰 후퇴” 비판

낙태 옹호론자들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팻말에는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미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하자 서방 각국 지도자들이 후진적 행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결정과 관련해 “큰 후퇴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언제나 여성의 선택권을 믿어왔고 그러한 시각을 견지해 왔다. 그게 바로 영국이 그런 법을 가진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임신 6개월 전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지난 24일 공식 폐기했다. 현지 여성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6개 주에서 낙태가 사실상 금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낙태는 모든 여성의 기본 권리로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썼고,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미국서 전해진 뉴스는 끔찍하다”고 충격을 표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5일 성명을 내고 미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기본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신념으로 다른 이의 자기 결정권을 빼앗아선 안 된다”며 “여성과 소녀가 수많은 시험대에 직면해 있고, 씨름해야 할 문제가 그렇게 많은 상황에서 우리는 같은 싸움을 반복하며 후퇴하는 게 아니라 전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전 총리는 여성들에게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이번 판결에 “마음이 아프다”고 남긴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는 여성의 권리와 의료 접근을 모두 축소한 것”이라며 “우려되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엔인구기금(UNFPA)도 성명을 내고 낙태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경우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NFPA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낙태 행위의 45%가 안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서 “낙태에 대한 접근이 더욱 제한될 경우 전세계에서 안전하지 못한 낙태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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