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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과한답시고 집 찾아가…정신 못차린 포스코


포스코 20대 여성 직원 집단 성적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포스코의 임직원들이 최근 피해자 집을 찾아가는 등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는 20대 여직원 A씨가 직장 동료 4명을 성폭력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뒤 파장이 커지자 지난 23일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사과문 발표 직전 A씨에게 직접 사과를 하기 위해 여러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포스코는 A씨와 만남이 이뤄지지 않자 가족에게까지 연락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스코가 김 부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한 23일도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은 A씨에게 ‘사과한다’는 명목으로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집까지 찾아갔다. 포항제철소 부소장과 그룹장은 A씨에게 ‘집 앞에 와 있다’ ‘잠시 시간 좀 내달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A씨는 그러나 만남을 거부했다. 그는 “회사 측이 회유하기 위해 자꾸 접근하는 것 같다. 압박감을 많이 느꼈고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김정희 포항여성회 회장은 26일 “포스코는 성폭력 사건 등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매뉴얼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음성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문제”라며 “2차 가해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회사가 시도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2차 가해라고 본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은 담당부서장 등이 A씨에게 사과문 발표 등을 미리 알리고 직접 사과하기 위해 집을 찾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과문 발표 전에 직접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문자를 보내고 답이 없어서 집으로 찾아갔다”면서 “부하직원에 대한 안타까움, 이런 마음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는 2019년쯤부터 같은 부서 직원 4명으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해 왔다며 지난 7일 포항남부경찰서에 이들을 특수유사강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4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에서는 성폭력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0대 직원이 20대 신입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이 벌어졌고,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도 한 직원이 협력사 직원을 성희롱해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포스코 역사상 최악의 집단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최정우 회장은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은 포스코의 군대식 조직문화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경영진에게 있다”라고 주장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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