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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라 위험성 지적하자 “신현성이 뒤에 있다” 주장

테라폼랩스 개발자 근무했던
강형석 대표, 검찰서 참고인 진술
신 의장 “앵커프로토콜에 일체 관여 안해”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한 가상화폐 루나·테라 사업 과정에서 위험성을 지적하는 내부 의견에 핵심 개발자가 “(공동창업자인) 신현성이 뒤에 있다” “믿어라. 망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는 전직 직원 증언이 나왔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은 2020년 3월 테라 경영에서 손을 뗐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도 갈라섰다는 입장이지만 그 이후 권 대표가 신 의장이 설립한 차이코퍼레이션 관련 주식 30%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2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테라폼랩스 개발자로 근무했던 강형석 스탠다드프로토콜 대표는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권 대표와 직원들의 발언 등을 토대로 신 의장과 루나·테라 사업의 관련성에 대해 진술했다.

강 대표는 “(제가) 루나·테라 구조의 위험성을 지적하면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이 ‘신현성을 믿어라. 신현성이랑 권도형이 뒤에 있지 않나’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내부 비판을 계속하자) ‘너 아이비리그 나왔냐’는 비아냥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테라를 예치하면 연 19.4%의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인 ‘앵커 프로토콜’ 등 테라폼랩스의 사업 구조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 입사 4개월 만인 2020년 11월 퇴사했다고 한다. 테라폼랩스는 고이율 상품인 앵커 프로토콜을 지난해 3월 출시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강 대표는 또 “퇴사할 당시 권 대표가 나한테 차이(차이코퍼레이션) 주식을 30% 정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때까지도 신 의장과 테라폼랩스가 관련이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2019년 핀테크사 차이코퍼레이션을 설립해 결제 사업 ‘차이’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강 대표는 테라폼랩스에서 근무할 때 신 의장을 사무실에서 본 적은 없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신 의장은 이와 관련해 국민일보에 “앵커 프로토콜 출시는 제가 테라 경영에서 물러난 후 1년이 지난 시점”이라며 “관련 아이디어 구상부터 출시까지 전 단계에 일체 참여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2년 전 테라폼랩스와의 관계를 끝낸 뒤에도 테라 직원들이 그를 언급한 경위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 소환 조사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루나·테라 투자자들은 지난 5월 권 대표와 신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유사수신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고소했다.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들이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검찰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권 대표 등이 사기죄 구성 요건인 ‘기망 행위’를 저질렀는지에 초점을 맞춰 테라폼랩스 전직 직원들을 조사 중이다. 테라 코인 개발자 등 일부 직원들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검찰이 이번 루나·테라 사건 수사에서 가상화폐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들여다보며 불법적 행위가 있었는지 따져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대규모 가상화폐 피해 사건은 아직 검찰에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고 입을 모은다. 가상화폐 관련법은 자금세탁 방지를 골자로 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사실상 유일한 상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관련법이 특금법밖에 없는데, 이 역시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관리하는 법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권 대표가 아직 해외 체류 중이라는 점도 검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을 수 있는 요인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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