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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4연승, ‘데프트’ 김혁규는 웃지 않았다

LCK 제공

팀이 4연승을 달려 공동 1위에 올랐지만 DRX ‘데프트’ 김혁규는 웃지 않았다.

DRX는 2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광동 프릭스를 2대 0으로 완파했다. 4전 전승(+7)을 기록한 이들은 T1, 젠지와 같이 공동 1위로 2주 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3연패를 당한 광동은 1승3패(-5), 8위로 내려갔다.

축제 분위기의 팀에서 김혁규만은 냉정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혁규는 “나는 오늘 첫 승을 거둔 기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앞선 세 경기 동안 내 자리에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있었어도 이겼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늘 비로소 팀 승리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느꼈다. 이제야 첫 승을 거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올 시즌 플레이에 성이 차지 않았다고 말했다. 10년 차 프로게이머인 김혁규에겐 팀 성적과 자신의 개인 기량을 별개로 볼 수 있는 객관적인 눈이 있다. 그는 “스스로 평가했을 때 내가 큰 틀에서 벗어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디테일한 능력은 많이 내려온 상태”라고 말했다.

“더 진단해봐야 하겠지만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 해온 만큼 직감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현재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바텀 듀오나 원거리 딜러들과 비교해봤을 때 내가 더 잘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다. 잘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모아놓고 밴픽 정리나 인게임 플레이 등을 많이 바꿔야 할 것 같다.”

앞서 세나, 자야처럼 수동적인 챔피언을 잡고 소극적으로 플레이했던 게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을까. 이날은 정반대 성향인 칼리스타와 트위치를 골랐다. 김혁규는 “공격적으로 하는 와중에도 지나치게 겁을 내고 ‘점멸’을 쓰는 장면이 많았다. 1세트 때 아리의 ‘매혹(E)’을 앞으로 피하고 딜을 넣었다면 상대를 전부 잡았을 텐데 뒤로 점멸을 썼다. 그때 내 폼이 좋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3주 차에 상대하는 리브 샌드박스와 T1은 자신의 기량을 더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대상이 될 것이라고 김혁규는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는 잘하는 바텀 선수의 기준은 1순위가 밴픽을 잘하는 것, 2순위가 플레이를 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유저들과는 다른 베테랑만의 시각이다.

“본인이 원하는 구도를 짜고, 상성 정리를 완벽하게 하고, 그 구도 안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잘하는 선수다. 그래야 상대를 말리게 만들면서 나는 더 잘할 수 있다. 나만의 승리 패턴 안으로 상대를 끌어들여야 한다. 내가 스스로 잘한다고 느꼈을 때도 그런 부분이 완벽하게 정리돼 있었다. 그러면 인게임 플레이도 쉬워진다.”

“사실 리브 샌박은 밴픽을 잘한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플레이를 보면 게임 후반에 딜을 잘 넣는다. 잘하는 선수의 조건 중 2순위가 충족되는 팀인 셈이다. T1 바텀 선수들은 1·2순위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우선 한 가지 기준만 충족하는 팀을 이기고, 그다음에 두 가지 모두 충족하는 팀을 이긴다면 내가 다시 잘하는 선수의 궤도에 올라간다 봐도 무방하다. 두 팀 상대로 모두 잘해야 한다.”

그때 짧았던 인터뷰 시간이 다 지났다. 김혁규는 특유의 조곤조곤한 말투로 마지막 각오를 전했다.

“내가 조금씩 뒤로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고 멈춰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빠르게 실력을 회복하겠다. 잘하는 선수들의 능력은 흡수하고, 내 안 좋은 부분은 떨쳐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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