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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일가족 실종, 딸 유나양 얼굴만 공개되는 이유

‘실종아동 발견법’ 따라 아동 신상 공개 되지만
범죄여부 불분명 상황, 성인 신상 공개할 근거 없어

실종 경보가 발령된 조유나양의 모습. 경찰청 제공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낸 뒤 전라남도 완도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조유나(10)양 가족 실종 사건이 수사 착수 엿새째인 27일까지도 미궁 속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이들의 행적을 수색하면서 딸인 조양의 얼굴만 공개한 것을 놓고 ‘왜 부모 신상은 공개하지 않는지’ ‘아이 얼굴 공개는 문제가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조양의 얼굴 공개는 ‘실종 아동 발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YTN 인터뷰에서 “조양이 신상 공개될 수 있었던 건 실종 아동 발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라면서 “사고인지 사건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성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령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성인은 발달 장애나 치매 환자 등으로 등록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라졌을 경우 실종 접수 자체가 안 된다. 조양 가족의 경우 일가족 전체가 사라졌지만 조양만 ‘실종’ 사건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승 연구위원은 다만 경찰이 적극 판단할 경우 신상을 공개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조양 부모의) 얼굴이 나오면 개인정보 신상이 문제가 되지만, 이분들을 살리기 위해 경찰이 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 아니면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 조각(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위법성을 배제함으로써 적법하게 되는 사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이 걱정하고 있고 무사히 잘 있었으면 하는 국민적 바람이 있다. 경찰이 이런 부분을 들여다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난 26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 완도해양경찰서

승 연구위원은 조양 가족 사건이 범죄와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범죄에 연루됐으면 (가족이) 떠난 최초 시점에 문제가 발생하지, 이미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범죄 연루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광주 남구에 사는 조양의 가족은 지난달 19일부터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 체험을 한다고 학교 쪽에 알린 뒤 종적을 감췄다. 학교는 조양이 체험학습을 신청한 기간이 지난 이달 중순까지도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29일 조양 가족이 완도에 들어갔고, 이틀 뒤인 31일 조양 부모의 휴대전화 신호를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섬 지역인 완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완도대교, 장보고 대교의 CCTV를 분석한 결과 조양 아버지의 차량(은색 아우디 03오8447)이 완도로 향하는 모습은 포착됐지만, 나오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차량 추락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 중이다. 유나양 부모는 지난달 말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폐업한 뒤 현재 재직 중인 직장이나 사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6일 경찰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수색 작업을 확대했다. 이날 하루에만 1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경찰은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송곡항 일원에서 헬기와 드론, 연안 구조정 등을 동원해 해안을 수색하는 한편 수중 탐색도 병행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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