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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메이저 퀸’ 전인지…LPGA 커리어 그랜드슬램 1승 남았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LPGA 통산 4승 중 3승이 메이저 트로피

‘메이저 퀸’ 전인지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질주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인지(28)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끝난 뒤 우승 트로피를 들며 미소 짓고 있다. USA TODAY연합뉴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코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자 L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째다. 고진영, 김효주, 지은희에 이어 올 시즌 LPGA에서 우승을 차지한 4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전인지는 3라운드까지 8언더파를 기록해 3타차 단독 1위로 최혜진, 렉시 톰슨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날 전반에만 버디 없이 보기 4개를 범하며 난조를 보였다. 그 틈을 타 홈 팬들의 열광적 응원에 힘을 얻은 톰슨이 2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고, 리더보드는 15번 홀까지 변함이 없었다.

전인지(28)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15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USA TODAY연합뉴스

3홀 만에 줄이기에는 쉽지 않은 간격, 톰슨이 타수를 지키기만 해도 승리가 예상되던 파5 16번 홀에서 재역전극의 서막이 올랐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톰슨이 보기를 범하자 전인지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5언더파로 균형을 맞췄다. 톰슨이 17번 홀에서도 연속 보기를 범한 반면 전인지는 파 세이브에 성공해 한 타 차 리드를 되찾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톰슨이 절묘한 세컨샷으로 핀 2미터 거리에 공을 붙이는 데 성공, 비교적 수월한 버디 찬스를 잡았다. 전인지의 세컨샷은 런이 크게 발생하면서 그린을 지나 연못에 빠지기 직전 프린지에 겨우 걸렸다. 누구나 연장전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구도, 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던 호주교포 이민지 역시 혹시 모를 연장을 염두에 두고 다시 그린으로 되돌아왔다.

18번홀 티샷을 불만섞인 표정으로 바라보는 렉시 톰슨. USA TODAY연합뉴스

전인지는 어프로치샷 대신 퍼터를 잡았다. 공 바로 앞 잔디가 턱처럼 솟아 있고 그린의 언듈레이션도 심했지만 절묘한 거리 감각으로 첫 퍼팅을 핀 1미터 거리에 붙여 파 세이브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톰슨이 버디 퍼트만 성공하면 승부는 연장으로 향하는 상황, 긴장한 톰슨의 짧은 퍼트가 홀컵 오른쪽 옆으로 맥없이 흘렀다. 중압감 속에서도 전인지는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켰고, 홀컵에 공이 떨어지자 눈물로 환호하며 3년 반 만에 되찾은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포옹을 나누는 전인지와 렉시 톰슨 USA TODAY연합뉴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2부 투어를 거쳐 201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전인지는 프로 첫승을 메이저 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거두며 큰 주목을 받았다. 2014년 3승을 거두며 안착한데 이어 2015년 완전히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투어 5승으로 KLPGA를 평정한 것은 물론 본여자골프(JLPGA)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LPGA US여자오픈,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한미일 3개국 메이저 대회를 한해에 모두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메이저 퀸으로 위대한 시즌을 보낸 전인지는 US 여자오픈 우승으로 시드를 획득 이듬해인 2016년 LPGA 투어에 본격 진출했다. 데뷔 첫해에 또 다시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순조롭게 투어에 적응하며 압도적 격차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8년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오랜 슬럼프를 겪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우승트로피에 입 맞추는 전인지. USA TODAY연합뉴스

시상식에서도 울먹임을 감추지 못한 전인지는 “거의 3년 반만의 우승이다. (부진할 때도) 언제나 나를 믿고 기다려준 스폰서들에게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족들과 코치, 매니저, 캐디, 그리고 팬클럽 ‘플라잉 덤보’를 언급하며 “그들은 결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LPGA 무대 4승 중 3승, 개인 통산 15승 중 8승을 메이저 트로피로 챙긴 전인지다. 향후 LPGA AIG 여자오픈과 셰브론 챔피언십 중 하나 이상을 제패한다면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에 이어 두 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AP연합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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