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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성공 영웅들, “부품 취급” 낮은 처우에 불만 폭발

항우연 노조 “정부 부처와 기관, 연구자 처우는 ‘나 몰라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의 주역들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자들 사이에서 낮은 처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초임 연봉이 다른 국가연구기관보다 낮은 편에 속하고 시간외 수당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우연 노동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다른 공공연구기관과 비교해도 한참 낮은 임금 수준이고 공장 노동자들도 보장받는 시간외수당을 법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우리를 사천·고흥으로 내몰고, 정부 부처와 기관은 연구자 처우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연구자들을 기계 부품 취급하는 곳에서부터 누리호 발사 성공이라는 '위대한 성취'는 무너지고 있다”며 “폐쇄적이고 전망·발전도 보여주지 못하는 조직문화에 숨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항우연 초임 연봉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21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정규직 평균 연봉은 13위로 중위권 수준이다.

항우연의 연봉이 낮은 이유는 정부가 연구원 업무에 대한 임금 체계를 일반 공공기관 사무직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우주 분야는 연구개발 특성상 시험, 운영, 관제 등 업무에서 시간외 근무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식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지난 2018년 ‘연구목적기관 지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시행령 개정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항우연 노조는 “누구 하나 2차 발사 성공을 했는데도 연구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면 좋은지, 연구자들이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어떤 것들을 교정해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구자들에게 이 모든 일은 자신들을 기계 부품이자 소모품일 뿐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들로,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대한 언론의 상찬은 자기네들끼리 벌이는 잔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10년 이상 우주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기술용역을 6개월마다 재계약 하는 상황에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며 “정규직 전환은 우주개발사업을 함께 하는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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