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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생산단가 올라갈 게 뻔한데 산업계 어쩌나

“채산성 급격히 하락” “한계기업 전락”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들 시름 깊어져

27일 오후 서울 시내의 전기계량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5원 올리면서 산업계 부담이 커졌다.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리스크에 시달리는 기업들에게 전기요금 인상은 생산비용 증가로 직결한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생산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으로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산업계는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를 개편하면서까지 조정 폭을 키운 점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폭이 커져, 정부의 이런 조치가 이해는 간다. 다만 ㎾h당 3원 인상을 예상했는데 5원 오르면서 기업 부담은 한층 커졌다”고 27일 말했다.

지난해 한국 전체의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9만1333GWh(기가와트시)다. 전력판매량 대비 5원 인상액을 단순 계산하면 연간 1조4566억6500만원의 전기요금 부담이 더 생긴다. 원자재값 폭등, 물류비 상승, 고환율로 이미 각종 비용이 오를 대로 오른 기업 입장에서 전기요금의 큰 폭 인상은 기업 경쟁력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이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암울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은 적자를 면하려면 ㎾h당 최대 33원을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내년으로 예정된 기준연료비 상승까지 고려하면 기업들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심각하다.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의 경우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열처리 등의 분야에서 ‘뿌리 기업’은 제조원가 대비 전력요금 비중이 25%를 넘는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들에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한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를 별도 신설하거나 전기요금의 3.7%에 해당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한시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기료가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감면 혜택을 주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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