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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참전에 불붙는 ‘공매도 금지령’… 실효성 따져보니

李 “공매도 한시적 금지해 숨 쉴 틈 만들어야”
개미단체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 연일 반발
전문가 평가는 크게 엇갈려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도압력을 줄여 개인 투자자들에게 그나마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9% 오른 2401.92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이후 2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간신히 2400선을 탈환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형국이다.

코스피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정치권에서도 ‘공매도 금지령’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들이 숨 쉴 공간이라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이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부자 우선 대책’이라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에서 해당 이슈가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불안정의 핵심 원인으로 과도한 공매도를 지목하며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20년 3월 14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는 공매도 금지 조치에 힘입어 크게 빠르게 회복해 3300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개미들은 특히 외국인·기관에 비해 개인의 공매도 조건이 열악하다고 성토한다. 개인은 공매도 과정에서 빌린 주식을 9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하지만 기관·외국인은 이런 조건 없이 사실상 무제한 연장 가능하다. 또 공매도에 필요한 담보(증거금) 비율도 개인의 경우 140%에 달하지만 기관·외국인은 105%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공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17일의 경우 개인 공매도 금액은 122억원이었지만 기관은 1542억원, 외국인은 6059억원에 달했다. 개인이 공매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7%에 불과했다. 사실상 기관과 외국인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공매도 금지 조치를 긍정하는 측에서는 현재 코스피 과대낙폭이 펀더멘탈 저하에 의한 것이 아닌 외인 수급에 의한 것인 만큼 정부가 다소 인위적 조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 확대 시기에 수급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 급증은 지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 장세에서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로 지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의적 입장도 적지 않다. 최근 공매도 규모가 평시와 비교해 정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공매도 금지조치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029억원으로, 지난 1년간 일평균 공매도 규모(약 6000억원)에 못 미친다. 지수가 하락했다는 이유로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시장에 존재하는 하방압력이 반영되지 않아 ‘주가 버블’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매도 주무부서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부처 수장인 금융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금융위가 공매도 금지조치라는 길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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