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8도’의 내부온도…미, 트레일러 참사 희생자 51명으로 늘어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서 경찰들이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 근처를 통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78도의 펄펄 끓는 트레일러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가 51명으로 늘어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지 조사 당국은 28일(현지시간) 미국행 밀입국자 남성 39명과 여성 12명이 ‘찜통 지옥’ 속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에서는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 46구가 발견됐다.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6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들 가운데 5명이 숨졌다. 희생자에는 10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SNS에 “현재까지 확인된 국적별 사망자 현황은 멕시코 22명, 과테말라 7명, 온두라스 2명”이라고 밝혔다. 미 텍사스 당국은 검시 절차로 희생자 신원 파악에 나섰다. 또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렸거나 숨진 상태에서 떨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이 트레일러에는 환기구는커녕 에어컨 장치도 없었고 식수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밀입국자들이 들어가 있는 트레일러가 무더위 속에 찜통이 돼 온열 질환과 질식 현상 등으로 참사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비슷한 과거 사고 사례로 유추해 볼 때 트레일러 내부 온도는 78도를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참사 발생 당일 샌안토니오 지역 최고 기온은 39.4도에 달했다.

크레이그 라러비 미 국토안보부(DHS) 수사관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최악의 밀입국 사건”이라며 “범죄조직과 연계된 밀입국 알선 조직은 사람을 상품처럼 취급한다”고 밝혔다.

DHS는 국경순찰대를 대상으로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텍사스주 출신 헨리 쿠엘라 연방 하원의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트레일러가 러레이도 북동쪽 국경 검문소를 통과했으나 이때 검문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희생자들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이주자들 사망 사건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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