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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기업’들이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


수소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암모니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유는 ‘수소의 유통’이다. 전 세계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있는 데,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운송이다. 수소를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리고, 암모니아가 열쇠로 떠오른다. 암모니아는 수소의 현실적 ‘에너지 캐리어’가 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암모니아 수소 캐리어’ 프로젝트는 12개에 이른다.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이 적극적이다. 수소 수출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칠레 오만 모로코 등에서도 암모니아를 가장 유력한 수소 캐리어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린 암모니아와 수소 캐리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암모니아(NH3)는 수소 원자 3개와 질소 원자 1개가 결합한 화합물이다. 분리 과정만 거치면 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다. 저장·운반을 위한 액화점이 영하 33도로 수소(영하 253도)보다 높아 액화에 필요한 에너지 및 탄소 배출이 적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액상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보다 동일 부피에서 수소 저장밀도가 1.7배 높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수소 1㎏을 호주에서 한국으로 운송한다고 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 역시 액화 암모니아가 1.7달러로 액화수소(3.4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냄새와 독성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기업들이 암모니아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자리한다. 수소 저장·운반 방식으로 고압수소, 액화수소 등이 거론되지만 대용량 운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반적 평가다.

인프라와 기술 실증이라는 측면에서도 암모니아가 액화수소보다 앞서 있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가장 효율적인 수소 운송 방식으로 액화수소,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가 아닌 암모니아를 꼽았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액화수소 수송선 상용화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일본 호주가 앞서 있는데, 한국의 경우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암모니아는 이미 확립돼 있는 국제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롯데정밀화학이 지난해 11월부터 에너지기술연구원, 화학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총사업비 262억원(정부 출연금 148억원)으로 ‘암모니아 기반 청정 수소생산 파일럿 플랜트 실증화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지난해 7월 국내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암모니아 협의체’에 참여했고, 주요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터빈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에 3000만 달러(약 380억원)를 투자한 것도 암모니아가 친환경 수소경제 활성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은 암모니아 탱크, 암모니아 개질기(수소 추출) 및 수소 연료전지를 소형으로 일체화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 자체로 수소 캐리어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고출력이 가능해 탈탄소가 시급히 요구되는 대형 선박, 트럭 등의 대형 상업용 운송수단 및 친환경 산업용 모빌리티 시장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IEA에 따르면 세계 수소 수요는 현재 9000만t으로 2050년에는 5억20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이 같은 추세라면 수소 경제 규모 역시 2050년 약 2조5000억달러(3233조원)에 달하고, 전체 에너지 수요의 20%를 수소가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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