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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콩쿠르 우승했지만 계속 배우고 연습해야죠”

귀국 기자간담회서 담담한 소감… 하반기 국내 연주 예정
스승 손민수 교수 “윤찬이의 연주는 절제와 단련에서 비롯”

피아니스트 임윤찬(왼쪽)이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스승인 피아니스트 손민수 한예종 교수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콩쿠르) 우승했다고 달라진 것은 없어요. 실력이 더 늘어난 것도 아니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할 예정입니다.”

최근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30일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귀국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밝혔다. 임윤찬은 “여태까지 피아노만 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과 상의하며 앞으로 일을 결정하고 피아노를 (계속)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앞서 임윤찬은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랴빈의 피아노 전주곡 Op.37 4번과 피아노 소나타 2번으로 시범 연주를 선보였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플래시 세례에도 흔들림 없이 연주했던 임윤찬은 이후 사진 포즈 요청에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어색해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임윤찬이 12살 때부터 가르쳐온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가 동석했다. 손 교수는 “윤찬이에게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음악을 하는 (연주자의) 순수함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윤찬이는 음악에 몰두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나가는 피아니스트다. 저도 한 사람의 음악가로서 윤찬이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유튜브에서 10일 만에 300만~4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임윤찬은 화제를 모은 자신의 연주 영상을 보았느냐는 질문에 “콩쿠르 기간에는 카톡만 남기고, 유튜브 등을 모두 지웠다. 그리고 콩쿠르가 끝난 뒤에도 내 연주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어렵기로 유명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의 연주에 극찬이 이어지는 것이 대해서도 그는 “손민수 선생님께서 레슨 때마다 테크닉뿐만 아니라 그걸 넘어서 음악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순간이 초절기교라고 강조했기에 그 점을 가장 생각하면서 연습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홀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권현구 기자

하지만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심사위원장이자 협주곡의 지휘를 맡았던 마린 알솝의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알솝은 임윤찬의 결선 무대가 끝난 후 감동을 받은 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임윤찬은 “알솝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진심으로 존경하는 지휘자였다. 언젠가 함께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에 함께 연주하면서 마음이 통했기 때문에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다. 연주가 끝난 후에도 선생님이 내게 조언도 해주는 등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임윤찬은 앞서 미국에서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 피아노를 치며 사는 것이 꿈”이라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실제로 임윤찬은 10대의 어린 나이지만 피아노와 독서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서 역시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책들에 집중한다. 손 교수는 “윤찬이의 연주는 그동안 조그만 연습실에서 자기 단련과 절제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에 임윤찬은 “선생님은 피아노만 레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 선생님은 제 인생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셨다”고 답했다.

또 임윤찬은 20세기 초반 피아노 거장들에게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는 오직 악보와 피아니스트 사이에서 음악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요즘엔 유튜브 같은 것이 발전돼 있어서 다른 사람 연주를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된다. 음악을 대하는 거장들의 자세가 바로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어린 나이에 피아노로 세계를 놀라게 한 임윤찬이지만,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잘 못 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작곡이다. 임윤찬은 “주변에 작곡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작곡한 곡을 들려줬는데 반응이 안 좋았다”며 “작곡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서 웬만해선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를 계기로 해외에서 연주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주도 8월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소속사인 목프로덕션 창립 15주년 음악회 ‘바흐 플러스’에 출연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연주(10월 5일 롯데콘서트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연주곡들로 구성된 우승 기념 공연(12월 10일 예술의전당) 등이 있다. 다만 예매가 시작된 국내 공연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직후 티켓이 바로 매진된 상태여서 새로 티켓을 오픈하는 공연을 노려야 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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