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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카메라는 최고 스파이?’ 잇단 테슬라 진입금지


중국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두 달간 허베이성 베이다이허에 테슬라 차량이 못 들어오게 막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매년 8월 중국 초고위층은 이곳에서 모여 비공개회의를 여는데 테슬라에 달린 카메라가 기밀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엔 중국군이 부대 주변에 테슬라 차량이 돌아다니지 못하게 통제했고, 5월엔 중국 정부청사에 테슬라 차량의 주차를 금지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어떤 곳에서도 테슬라 차량은 스파이짓을 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기업이 문을 닫을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자율주행차가 국가간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발표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독일, 일본,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은 자율주행차를 스파이 행위에 활용할 정치적·안보적 동기가 없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스파이 활동의 범위와 규모가 냉전 시대를 넘을 정도로 활발하기 때문에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의 분석대로라면 중국은 자율주행차가 다른 국가 기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에 오히려 테슬라를 경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만 자율주행차의 안보 위협을 경계하는 건 아니다. 독일 베를린 경찰의 최고 보안책임자는 본청, 본부 내 주요 시설, 경찰서 등에 테슬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명령은 하루 만에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일 경찰은 여전히 테슬라에 달린 카메라가 경찰 인력, 방문객, 주요 시설 등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화살은 주로 테슬라를 향한다.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어떤 기업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 차량에 360도 시야를 제공하는 카메라 8개를 장착했다. 이걸로 찍은 영상은 자율주행 보조장치인 ‘오토파일럿’에 사용하거나 본사로 전송해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활용한다.

자율주행차에 있는 카메라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차량이 스스로 영상을 촬영하고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이 이 같은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운전자와 보행자가 인지하거나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1월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현대자동차그룹, 학계 등이 모여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는 레벨3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높지 않다. 그러나 향후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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