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57원 깎았는데 주유소 기름값은 11원 내렸다

오늘부터 유류세 인하폭 37%로 인상
휘발유 57원 경유 38원 추가 인하 가능
정작 주유소 휘발유가격은 11원 내려


정부가 고(高)유가 대책으로 오늘부터 유류세를 7% 포인트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종전보다 리터당 57원 인하 여력이 생겼지만 정작 일선 주유소의 기름값 인하 폭은 11.4원에 그쳤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부처 합동 시장점검단을 구성해 담합·탈세 등 불법행위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높인다. 종전 30%에서 7% 포인트 추가 인하된 것으로, 현행법상 가능한 최대 인하 폭이다. 국제 유가 상승세에 따른 고유가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목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휘발유는 리터당 57원 인하 여력이 생긴다. 경유와 LPG·부탄은 각각 38원, 12원 더 저렴해진다. 국내 정유사는 시행 당일부터 출하 물량에 대해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즉각 반영해 주유소에 공급한다. 또 시행일 전후로 비상 운송계획을 실시하는 등 물량 공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133.53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대비 11.37원 내리는 데 그쳤다. 유류세 인하 폭의 5분의 1 수준이다.

주유소들은 유류세 인하 폭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유류세가 인하돼도 기존 재고는 세금 인하분을 반영하지 않은 가격으로 들여온 만큼 종전 가격으로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휘발유 가격 추이를 보면 주유소 측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182원, 경유는 129원의 인하 여력이 생겼지만 정작 시세는 각각 69원, 53원 내리는 데 그쳤다.

용 의원은 “정책효과가 불명확한데 무슨 자신감으로 유류세 인하만을 내세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유류세 인하를 하려고 한다면 정유사 이익을 제한하고 유류세 인하액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정부는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부처 합동 점검반을 꾸려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주 2회 이상 전국 순회 주유소 현장점검을 집중실시하고 물가상승기에 편승한 지역별 주유소 가격 담합, 가짜석유 유통 등과 같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조치할 계획”이라며 “정유사를 대상으로도 수급 품질을 집중점검해 위반행위 적발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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