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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대법원 이번엔 기후정책 제동…보수파 장악한 대법원 연일 논란

미국 '진보진영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별세한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 조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폐기 판결에 이어 조 바이든 정부의 포괄적인 온실가스 규제에 제동을 거는 등 연일 보수적인 판결을 내놓고 있다. 9명으로 구성된 대법관의 구성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보수 우위로 바뀌면서 대법원이 각종 이슈에서 균형추를 잃고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대법원이 6 대 3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방출을 제한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불법적인 권한 남용이라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미 환경청(EPA)이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방출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취지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전기 생산에 석탄이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배출을 제한하는 것은 현재 위기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일 수 있다”면서도 “그 정도 규모와 파급력이 있는 결정은 의회가 하거나 의회의 명확한 임무를 받은 기관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 의견을 내놓은 엘레나 케이건 판사는 “이러한 판결은 우리 시대의 가장 긴급한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여한 권한을 EPA로부터 박탈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의회는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소 규제를 포함해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다루는 것에 대해 EPA에 권한을 줬다. 청정공기법 111조는 ‘대기오염을 유발하거나 크게 기여하는 물질’과 ‘공공의 건강이나 복지를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될 수 있는 물질’의 고정 공급원을 규제하도록 EPA에 지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웨스트버지니아주가 2015년 오바마 정부 정책인 ‘클린 파워 플랜’에 따라 기존 석탄과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권한에 반발하면서 EPA를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대법원은 당시 2016년 판결에서도 보수 5 대 진보 4로 정부 계획을 저지한 바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자 EPA는 오바마 정부 계획을 철회했고, 다시 소송전이 벌어진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 같은 판결은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인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정책 어젠더를 진전시키기 위해 입법 대신 규제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동의를 얻으려면 현재 민주당 의석 구조상 공화당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향후 정국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의제를 뒤집었다”며 “의회의 명확한 권한 없이 행동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너무 많은 권한이 부여된다는 보수파의 견해를 강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법원은 보수화된 판결을 더욱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은 27일 고등학교 스포츠 경기 뒤에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속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2일에는 종교색을 띤 학교를 수업료 지원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했는데, 기존 미국의 기존 정교분리 관행을 벗어난 두 판결 모두 ‘보수 6 대 진보 3’으로 결정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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