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없는 삶’ 부활하나… 추경호 “주52시간제는 경직적”

고용부 ‘주 92시간제 논란’ 1주일 만에
추 부총리 “주 52시간제 개선방안 찾아야”
노동계·야당 “시대착오적 선언” 비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석열 정부의 연장근로시간 규제(주 52시간제) 완화를 두고 노동계에서 ‘주 92시간제’ 논란이 이는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주 52시간제도는 경직적이다”고 평가했다.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지만, 과거처럼 과도한 근무형태가 부활해 ‘저녁 없는 삶’이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추 부총리는 1일 인천 남동공단 수출기업 SPG에서 수출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주52시간제는 장시간 근로로부터 근로자 건강권을 지키고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근로시간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향성은 정부나 저나 백번 공감한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그러면서도 “현장에서 획일적으로, 경직적으로 운영돼 ‘주52시간제를 지킬 테니 근로시간 정산 기간을 유연하게 해달라, 일을 많이 해야 할 때는 하고 수요가 적을 때는 쉬고 평균적으로 주 52시간을 지키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런 개선이 필요하고 전문가와 관계부처, 노동계가 대화해 서로가 서로의 현장을 이해하면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발 빠르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그러면서 “산업 현장의 주요 애로를 해소하고 수요가 많은 과제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 수출기업의 만성적 애로 요인인 인력난 완화를 위해 근로시간제 개선, 청년·외국인 고용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가 ‘경직적’이라고 비판한 주 52시간제도는 근로자의 최대 근로시간을 1주일에 최대 5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68시간에서 16시간을 줄인 것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을 시작으로 처음 도입돼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이 그대로 시행되면 주 52시간제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란 평가다. 노동부의 개혁안 핵심은 현재 1주일에 최대 12시간 가능한 연장 근로를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계산할 수 있도록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50조 3항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1주일에 최대 12시간의 연장근로를 허용한다. 따라서 ‘월 단위’ 최대 연장시간은 평균 52시간가량이다. 이를 노동부의 개혁안에 대입하면 산술적으로 1주일에 최대 92시간(기본근로 40시간+연장근로 52시간)까지 근로를 허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안을 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장시간 노동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대통령의 관심사인 시대착오적 장시간 노동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더 오래 일을 시키려는 기업의 권리는 늘어나고, 더 길게 쉬려는 노동자의 자유는 줄어들 것”이라며 “과로사 사망자가 1년에 2600명씩 발생하고 있는데도 윤 대통령은 1970년대로 시계를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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